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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치는 이야기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미래를 풀기 위해 온갖 것들을 사용하여 점을 치곤 했습니다. 간단히 나무토막을 섞어 뽑는 것부터 카드를 사용하기도 하고 꿈을 해석하거나 별을 읽는 것으로 미래를 예지했습니다. 때로는 찻잔에 남은 찌꺼기를 통해 점을 치기도 하고 재물로 죽은 동물의 내장을 보고 앞날을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예언자들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꾸준하게 등장했으며 역사에 이름을 날렸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카산드라'부터 중세에는 '노스트라다무스'가 있었고 자신이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20세기의 '존 티토'가 있었습니다. 그 외 기독교의 성경에는 수많은 예언자들이 등장합니다. 신탁 또는 계시라 하여 초월적인 존재의 대리인으로 예언을 하고 오직 입담으로 승부를 보는 편이지만 모두가 계시를 받.. 2021. 5. 30.
시간과 달력 시간은 의식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1초... 2초... 멈추지 않고 시간이 흐르고 있으며 이 글을 읽는 동안에도 1분... 2분... 끊임없이 흘러 지나갑니다. 그렇게 모인 시간은 낮과 밤, 하루와 주, 달과 해가 되어 차곡차곡 인간 역사에 층을 쌓아갑니다. 예수를 기점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를 나누고 백년, 천년을 주기로 세기와 밀레니엄이라 부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죽으면 시간은 어떻게 흐를까? 물론 답은 명확합니다. 그저 계속해서 흘러갈 겁니다. 하지만 이 명확한 답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각자 다른 시간을 살아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추상적이고 비유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저는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 보려.. 2021. 5. 9.
메이드 이야기 '메이드(Maid)'는 굉장히 선호도가 높은 소재 중 하나입니다.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등 컨텐츠 속의 많은 메이드는 흑백톤의 단정한 복장과 프릴이 달린 레이스 치마를 입고 집안일을 전담하거나 서포트를 하는 직업으로 표현됩니다. 유럽을 배경으로 삼은 이야기 속에서 심심치않게 등장하곤 하며 심부름부터 집안일의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지만 고용주와의 관계를 통해 섹슈얼리티를 품은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일본의 영향으로 서브컬쳐 장르에서는 빠져서는 안 될 핵심 소재중 하나이며 복장, 능력, 성격이 조합된 다양한 개성을 품은 모습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평범하게 시중을 드는 메이드, 못 하는게 없는 만능 메이드, 잘 하는게 없는 덜렁이 메이드, 원래 메이드가 아닌데 약점 잡혀서 일하는 메이드, 취미.. 2021. 4. 25.
중세 유럽의 직업들 도시는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 수도, 교통을 기본 골자로 생산과 유통 소비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며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달리 본다면 그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 같습니다. 뼈와 살을 이루는 빌딩, 혈관을 타고 맥동하는 교통, 그 안에서 세포처럼 움직이는 수많은 사람, 이 모든 것들이 제도라는 이름의 시스템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우리 사회의 중요한 뼈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대하고 정교하게 도시를 움직이다니! 그러나 시스템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수많은 자동차, 거리를 걷는 사람들, 날아다니는 비둘기와 도망치는 고양이, 마음 따뜻한 선행과 끔찍한 범죄가 공존하는 도시는 혼돈 그 자체로 보이기도 합니다... 2021. 4. 11.
최초의 게임 인간의 본질은 유희에 있습니다. '호모루덴스'에서 '요한 하위징어'가 주장한 내용입니다. 여기서 유희는 그저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닌 창조적인 생각을 바탕으로 삼은 정신적인 활동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악과 춤, 그림과 조각, 공연과 소설까지 수많은 예술과 학문이 그가 주장하는 정신적인 창조 활동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재미'를 줍니다. '재미'는 삶의 원동력이자 하위징어가 말하는 핵심입니다. '호모루덴스'는 '노는 것을 추구하는 인간'을 말합니다. 사람은 생존과 안전의 욕구를 충족하면 즐거움을 위해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먼 옛날부터 있었던 동굴의 벽화부터 시작하여 종교적인 상징물, 의미 없는 낙서, 친구와 돈을 걸고 하는 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내려왔습니.. 2021. 3. 28.
독 이야기 "Alle Ding' sind Gift, und nichts ohn' Gift; allein die Dosis macht, daß ein Ding kein Gift ist." "모든 것은 독이며 독이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용량만이 독이 없는 것을 정한다." 독은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물질은 아닙니다. 컨텐츠에서 독은 주인공을 좀먹는 장애물로 등장하거나 희생자를 만들어 사건을 일으키기도 하고 지역에 테러를 벌이는 악당들의 선택지로 쓰이곤 합니다. 보통 사람을 쇠락시켜 병들어 죽게 하고, 힘대힘으로 승부를 겨루는 정정당당한 싸움에서 비겁한 술수로 취급받지만 인류에게 있어 독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암살당한 통치자들의 역사를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독은 인류의 수명을.. 2021. 3. 7.
엘릭서의 기원 엘릭서는 현대에서 물약을 의미합니다. 어린 시절 먹었던 딸기맛 가루약을 물과 섞어 풀어낸 감기약도 엘릭서에 포함될 수 있고, 속이 더부룩할 때 먹는 활명수 또한 엘릭서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굉장히 융통성 있는 표현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보통 엘릭서, 엘릭시르라 한다면 불로장생의 비약, 만병통치약, 회복 포션 등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럴까요? 개인적으로 물약이라는 단어 자체도 약국에서 처방하는 의약품이 아닌, 판타지 창작물에서 활용하는 포션의 느낌이 강한 편이고 일상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러한 엘릭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조사를 하면서 역사 카테고리에 포함해도 무방하다 싶을 정도로 판타지 같은 이야기는 많지 않지만.. 2021. 2. 27.
보존식 이야기 보존식은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생존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동물이든 사람이든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아주 먼 거리를 여행하거나 원정을 나갈 때면 현지에서 조달할 생각이 아닌 이상 반드시 음식을 챙겨 가야 합니다. 이는 거친 바다에서 항해를 하던, 사이가 나쁜 적국과 전쟁을 하던, 사막의 실크로드를 건너 무역을 하던, 심지어 한강으로 소풍을 가던, 수렵 채집을 했던 시절부터 우주로 뻗어 나가는 순간까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모든 음식은 시간이 지나면 썩기 마련입니다. 매일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건 권력자들의 특권에 가까웠고 심지어 그들 또한 계절에 따라 밥상이 바뀌곤 했습니다. 이 때문에 옛날 사람들은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냉장 기술이 .. 2021. 2. 20.
사람을 닮은 로봇 이야기 와~ 꾸준히 쓰다 보니 벌써 50번째 글이 되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형 스페이스 오페라 '승리호'를 보면 유해진이 연기한 업동이라는 로봇이 등장합니다. 배우의 전작에서 따온 패러디 요소들도 있고 캐릭터가 지닌 내러티브 또한 매력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영화 자체도 명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작이라 평할 수 있습니다. 클리셰를 따라가지만 중간중간 비틀어낸 전개와 캐릭터 구성을 지니고 있고 연출과 CG도 만족스러웠고 배우들의 연기도 즐거웠습니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이런 전개가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더 재미있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도 이제 SF 영화가 다시금 빛을 발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득세하면.. 2021. 2. 13.
갑옷과 총의 대결 전투에서 갑옷은 여벌의 목숨처럼 중요한 장비입니다. 인체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연약해서 돌멩이 한방에 생사를 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전투를 상상할 때 게임이나 픽션 속에서 등장하는 헐벗은 갑옷들과 피 흘리며 싸우는 영웅들 때문에 서로 공격을 교환하는 버티기 싸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한 번의 히트만으로도 사람이 전투불능이 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소울류의 게임들처럼 커다란 데미지를 입으면서 무기를 놓치거나 절뚝거리는 등 엄청난 디버프를 함께 받는 겁니다. 이러한 결과는 싸우는 사람에게 있어 엄청난 부담을 주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전투를 유지시켜 주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싸울 수 있는 갑옷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이는 초보와 고수를 가리지 않았고 당대 소드마.. 2021. 2. 3.
Fallout 4 - 플레이 리뷰 오픈월드에서 벌어지는 진지함과 코미디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Fallout, Fallout2, Fallout 3, New Vegas, 그리고 Fallout 4 '폴아웃'은 '엘더스크롤'과 함께 '베데스다'에서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RPG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아톰 펑크' 스타일의 세계관과 탁 트인 오픈월드, 지문에 따라 달라지는 전개, 각양각색의 NPC들과 나만의 컨셉 플레이... 그리고 엄청난 모드! -생각 없이 플레이를 하다 메가톤을 날려 버렸던 그 장면은 아직도 잊히지 않던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여기에 시리즈가 지닌 세계관도 탄탄하기 때문에 심즈와 같은 롤 플레잉을 목표로 설계된 게임이 아님에도 그에 준하는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범용성이 높은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폴아웃이나 엘더스크롤에.. 2021. 2. 2.
무기의 전환점 - 머스킷 이야기 인류 역사상 최고의 무기는 '창'이었습니다. 그리고 '총'이 등장하며 무기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총 덕분에 유럽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었고, 총 덕분에 코르테스는 수백만의 아즈텍 제국에 맞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였던 머스킷에 대해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머스킷'은 클래식한 디자인 때문에 꾸준하게 인기가 많지만 창작물에서 꽤 다루기 어려운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한 발을 쏘면 다시 장전해야 하고, 장전을 하려면 화약을 넣고, 총알을 넣고, 입구를 막고, 꼬질대로 총알을 푹푹 밀어 넣고 잘 들어가지 않으면 망치로 쾅쾅 내려쳐야 했습니다. -망치로 치다가 재수 없게 터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 이는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을 연출하기에는 부적합한 도구.. 2021.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