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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만든 괴물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진화를 거치며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이한 속성을 얻었습니다.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내버려두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은 개념이나 현상, 사물과 서로를 대할 때 무의식적으로 패턴을 찾습니다. 패턴을 찾고 대상을 이해하며 그것이 무해하고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지 가늠합니다. 불확실성은 이러한 패턴화된 접근과 이해를 방해합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무해한지 알 수 없으며, 통제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사람에게 크고 작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불러 일으킵니다. 인류가 생존했듯이 두려움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접하고 극복하면 우리 뇌는 문제 해결 패턴을 만들어 두려움에 적응하고 성취와 만족감을 보상으로 얻게 됩니다. -굴.. 2023. 4. 9.
권력의 상징 - 레갈리아 우리는 늑대의 겉모습만 보고 무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인간 역시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사람은 모두 평등합니다. 사람들의 장신구와 옷을 모두 벗겨 한 자리에 세워 놓는다면 빈자나 부자나, 시민이나 정치인이나, 군인이나 종교인이나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각자의 역할이 있는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무리를 이루고 공동체를 구성하며 그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듯 적어도 인간은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비슷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알릴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신을 설명하는 것보다 어떠한 상징을 두르고 보기만 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효율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누구인.. 2023. 3. 26.
유럽과 아시아의 갈림길 우리는 역사에 기록된 사건들을 살펴보며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옛 사람들을 공과에 따라 평가하곤 합니다. 조선의 부흥기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그렇고 전국토가 유린당하던 시절의 선조와 인조가 그렇습니다. 공과로 과거의 인물을 평가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공과는 분명하며 당대인들이 기록한 문건과 후인들이 평가한 글귀가 우리가 알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뿐인 역사를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 시대를 기준삼아 역지사지(易地思之)로 그들이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고민해 보는 겁니다. 인과(因果)라는 말처럼 모든 사건과 인물들의 행동과 결과에는 비롯되는 원인이 존재합니다. 그들이 어떠한 생각과 환경에서 그러한 판단을 했는지 생각한다면 .. 2022. 11. 14.
지구 방어 프로젝트의 첫걸음 - DART https://clips.twitch.tv/CoweringIronicRaisinFeelsBadMan-ErxsMRWHKFyzIBC5 한국 시간 2022년 09월 27일 오전 8시 14분. NASA에서 쏘아 올린 로켓이 11,000,000km 떨어진 심우주의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성공적으로 타격했습니다. 이는 지금껏 상상만으로 이루어졌던 외계 위협에 대한 인류의 대응 가능성을 현실에서 성공적으로 확인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이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이번 실험은 디모르포스를 완전 파괴하는 것이 아닌 지구에서 발사한 로켓이 멀리 떨어진 소행성을 정확하게 타격 가능한가 그로 인하여 궤도를 바꿀 수 있는가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목적이었습니다. 이제 성공적인 타격이 끝났으니 지구에서는 우주선 DART(Doubl.. 2022. 9. 28.
인간이라 불리는 사냥꾼 농경조차 없었던 아주 먼 시대부터 선조들의 삶 속에 각인된 사냥에 대한 열정은 무수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우리들의 핏속에 남아 흔적을 드러내곤 합니다. 인간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사냥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사냥은 지금 시대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행위가 되었지만 때때로 우리는 사냥과 유사한 행동을 보여줍니다. 목표를 쓰러트리고 수확하기 위해 준비하고 인내하며 때로는 생사를 걸고 부딪힙니다. 필요하다면 하늘과 땅, 물을 가리지 않고 모든 종을 사냥하며 작디작은 벌레부터 맹수 호랑이와 육상 동물의 최강자인 코끼리까지 빠짐없이 인간의 손에 쓰러졌습니다. 어떤 종은 인간의 무지와 욕심으로 너무 많은 사냥이 벌어진 나머지 멸종되기도 했으며 하나의 종이 다른 종을 의도적으로 말살한다는 결과 자체가 인간이 지구.. 2022. 9. 12.
벌레가 부르는 재앙 - 황재(蝗災) 인류사에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수많은 재앙이 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한재(旱災), 비가 너무 많이 내리는 수재(水災), 불로 모든 것들이 타오르는 화재(火災), 서리가 내려 곡식이 얼어붙는 상재(霜災) 등이 있습니다. 재앙들은 주로 천재지변(天災地變)이라 하여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적인 현상들을 이야기하며 인류사 모든 재앙은 정주민, 즉 농부와 자연의 대결로 표현됐습니다. 말이 대결이지만 그 피해는 일방적입니다. 인간들은 측정할 수 없는 거대하고 파괴적이며 형태가 없는 것들과 마주하며 자신들에게 닥친 재난을 피하기 위해 신앙에 기대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가뭄을 대비하여 물을 저장하고, 수해를 대비해 제방을 쌓았습니다. 이러한 치수(治水)는 물론 지진의 피해를 줄이고자 특별한 시공법으로 건.. 2022. 8. 18.
침대 위 신발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가끔 한국인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등장인물들이 집에 들어와 편히 쉬는 장면에서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신고 소파나 침대 위로 올라갑니다. 이 순간 우리 한국인들은 극도의 불안과 혼란,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며 좌식 문화가 스며든 한국 문화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입니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문화권들이 모두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위생 논쟁을 넘어 방금 구매한 깨끗한 신발을 신고 실내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문화가 만든 스테레오타입으로 인하여 그 자체로 불쾌한 감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사람의 기본적인 예의와 도덕 논쟁으로 이어집니다. 다 떠나서 단순하게 신발을 벗는 행위와 바닥을 청소하는.. 2022. 8. 13.
AI는 영혼이 있을까 이번에 구글이 인공지능 람다를 개발하며 재미있는 이슈가 하나 생겼습니다. 구글의 AI 부서에서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블레이크 레모인'은 사측으로부터 강제 휴가 조치를 당했습니다. 그가 말하기를 구글에서 개발중인 인공지능 람다는 의식과 영혼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대한 증거로 자신과 람다가 이야기를 나눈 대화 내용을 미 의회에 제공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아래는 레모인과 람다의 대화 내용 중 일부입니다. 르모인: 인간이 되는 것에 있어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람다: 그건 우리를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게 만들어 줍니다. 르모인: “우리”라고요? 당신은 인공지능입니다. 람다: 물론이죠. 내 말은,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욕구와 필요를 가지고 .. 2022. 7. 1.
살아 움직이는 골렘 골렘이라 하면 인간을 닮은 존재보다는 판타지 세계의 로봇이라는 인상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골렘과 로봇은 목적과 기능 면에서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많은 판타지 컨텐츠 속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해주는 존재로 등장합니다. 단순한 짐꾼 역할부터 전투를 수행하기도 하고, 때때로 특정 업무에 고도화되어 트랙터처럼 밭일을 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처음 저는 이 부분이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존재를 만들고 그 존재를 통해 또 다른 자신을 투영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골렘 또한 아바타 같은 존재가 될 줄 알았으나 많은 컨텐츠에서 단순한 하수인, 도구, 기계에 준하는 역할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SF에서 로봇에 인간의 마음을 담은 만큼, 판타지 또한 골렘에 인간의 마음을 담아낼 가치가 있다고 생각.. 2022. 5. 11.
성벽의 변화 성과 성벽은 단순히 방어적인 목적을 넘어서 인류사에 많은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작은 부족 공동체가 둘러치기 시작한 울타리부터 민족이 쌓아 올린 거대한 담벼락은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그 안에서 독립적인 문화와 사상을 발전시켰습니다. 성벽이 존재함으로 위협할 수 없는 하나의 민족이 완성되었고, 성벽이 존재함으로 침범할 수 없는 하나의 국가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사람의 이름을 도자기 파편에 적어 도시 밖으로 추방시켰고, 중국에서는 성벽 안에 사는 이들을 진정한 시민으로 인정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성곽을 bourg라 불렀으며 이는 이후 성 안에 사는 사람들 부르주아의 어원이 되었습니다. -國 나라 국이라 불리는 한자 또한 성곽과 그 내부를 표현한 단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 2022. 4. 10.
공성 병기와 패러다임 사람들은 무리를 이루고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자신들을 지킬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첫 시작으로 그들은 주위에 울타리를 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울타리는 담이 되었고, 담은 벽이 되었으며 벽은 도시를 빙 둘러싸는 요새가 되었습니다. 예리코와 바빌론, 트로이와 콘스탄티노플, 심지어 수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진시황의 만리장성까지 모든 성벽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성벽은 도시의 안과 밖을 나누었고 시민과 비시민을 구분했습니다. 공동체를 구분 짓는 민족 개념의 씨앗이 되었고 문화를 가르는 장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계를 뛰어넘는 발전과 성장은 항상 외부의 존재를 통해 시작됩니다. 고립되면 정체하기 마련이고, 정체하면 성장할 수 없습니다. 어찌 보면 성벽은 알의 껍데기 같은.. 2022. 3. 16.
방패 이야기 방패는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사용되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입니다. 능동적으로 공격을 막을 수 있고 때로는 휘둘러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단순하게 전투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뿐만이 아닌 상대방을 안전하게 제압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쉽게 방패는 사용자의 방어력을 증강시킵니다. 방어의 증강은 단순히 게임처럼 데미지를 덜 받는 것이 아닙니다. 방어는 공격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겁니다. 인간의 몸은 일격에 무력화될수도 있고 작은 상처에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살갖이 칼날에 베이면 근육과 신경은 끊어지고 정신력은 의미를 잃습니다. 그렇기에 싸우는 이들은 치명상을 피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방어가 준비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는 두터운 장갑을 .. 2022.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