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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ge Story/History Story

무기의 전환점 - 머스킷 이야기

by 늘상의 하루 2021. 1. 30.

 

인류 역사상 최고의 무기는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등장하며 무기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총 덕분에 유럽은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할 수 있었고, 총 덕분에 코르테스는 수백만의 아즈텍 제국에 맞서 싸울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였던 머스킷에 대해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머스킷'은 클래식한 디자인 때문에 꾸준하게 인기가 많지만 창작물에서 꽤 다루기 어려운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한 발을 쏘면 다시 장전해야 하고, 장전을 하려면 화약을 넣고, 총알을 넣고, 입구를 막고, 꼬질대로 총알을 푹푹 밀어 넣고 잘 들어가지 않으면 망치로 쾅쾅 내려쳐야 했습니다.

-망치로 치다가 재수 없게 터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

 

이는 화려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을 연출하기에는 부적합한 도구임은 분명합니다. 차라리 빠르게 활시위를 당기며 수십여 발의 화살을 쏘아 보내는 것이 더 나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낮은 유효사거리와 병사들의 경험 미숙으로 만들어진 명중률 역시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총을 쏘며 훈련하기에 화약은 비쌌고 격발 시키는 부싯돌마저 아까워 보통은 나무를 끼우고 훈련을 시켰습니다.

-당시 영국만이 훈련을 하며 아낌없이 총을 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있는데 왜 역사에서는 군대가 활을 버리고 머스킷을 쓰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력, 시간, 비용 측면에서 총이 활보다 우수했기 때문입니다.

 

활은 배우기 어려운 장비입니다. 영국 장궁을 기준으로 활의 장력은 150파운드(약 70kg)에 달했고 화살은 곡사로 날아가기 때문에 유효한 타격을 위해서는 사수의 높은 숙련도를 요구했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시위를 풀어주는 등 관리 또한 까다로웠는데 이 때문에 숙련된 사수들로 이루어진 사냥꾼을 징집하여 부대를 따로 꾸리기도 했습니다.-

 

반면 총은 장전과 조준, 사격 방법만 알려준다면 어린아이도 쉽게 다룰 정도로 단순한 무기입니다. 크게 힘을 쓸 필요도 없고 비교적 오랫동안 육성할 필요도 없습니다. 유효사거리만 들어온다면 얇은 철판 정도는 우습게 관통해 버립니다.

 

머스킷의 운동에너지가 1500J이고 M16 자동소총이 1600J임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파괴력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장궁은 150J 정도의 운동에너지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총이 활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총검'의 등장과 함께 총병이 창병의 역할도 겸하게 되면서 주력군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사실상 머스킷이 주력이 된 이유는 '총검'의 역할이 지대했습니다.

 

기존의 총병들은 근접전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고 창병들은 원거리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머스킷 보병'을 '파이크병'과 함께 섞어 운용했으며 이는 비용과 효율 면에서 떨어지는 문제를 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총검이 등장하면서 머스킷을 창처럼 내찌를 수 있게 되었고 원거리에서 총을 쏘는 것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었으니 이는 두 병과가 합쳐지면서 장점만을 뽑아 결합한 일종의 궁극체가 되어 전장을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스타로 예시를 들면 탱크가 시즈모드로 스플래쉬 없는 근접 공격까지 하는 꼴이었습니다.-

 

이렇게 머스킷 보병이라는 새로운 병과가 탄생하면서 이에 맞춘 전술 교리도 함께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투 방식을 보면 때때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현대에서는 산개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지만 이들은 엄폐 없이 앞으로 전진하며 총포가 날아와도 빽빽하게 모여 붙어 전열을 이루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인명을 경시해서 그런게 아니고 당시에는 그게 최선의 방법이었음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사실... 당시에 병사들 굴리고 때려박는걸 따지고 보면 인명을 경시하긴 했습니다.-


팔랑크스와 라인배틀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관점으로 군대를 어떻게 운용했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머스킷은 높은 제압력을 지니고 있지만 유효사거리가 낮고 재장전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숨에 모든 화력을 집중하여 화망을 형성하는 '일제사격'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었습니다.

 

사기 문제도 있습니다. 창칼로 싸울 때는 적어도 뭐가 날아오는지 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총포가 등장하면서 폭음과 함께 보이지 않는 총탄과 포탄에 몸이 꿰뚫리고 팔다리가 날아가는 것으로 멘탈을 박살내는 전장이 되면서 병사들의 공포는 더욱 극대화되었습니다.

 

창칼을 휘두르며 싸우던 시절에도 탈영병이 즐비했는데 더욱 무서워진 총포의 전장에서 병사들을 버티게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제식 통일된 유니폼 같은 것들이 필요하게 된 겁니다.

 

명령 전달과 사기 보존을 위해 대열을 유지하고, 화력을 높이고 포탄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전열이 길어지게 되었으며, 긴 재장전을 보완하기 위해 2열 3열을 통한 순차사격으로 줄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전장식 소총 특성상 빠른 재장전을 위해서 기립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 때문에 부대는 포복, 엄폐 등의 전술 사격이 제한되었습니다.

 

가장 핵심적으로 이러한 전술들의 초점은 궁병이 아닌 창병에 포인트가 잡혀 있었습니다. 

 

현대의 총기는 머스킷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화력 투사가 가능하지만 이 당시 총은 한 발을 쏘면 긴 재장전 시간을 지니기에 강력한 투창과 비슷한 존재였습니다.

 

사격을 하고 나면 총검을 차고 적진으로 돌격했으며 총병과 창병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겸하기 위해서는 명령에 따라 대열을 이루고 적의 총포에 버티며 앞으로 전진하는 방법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총알이나 포탄이 날아온다고 자리를 이탈하거나 몸을 숙이면 최고 1200대의 태형을 맞았고 전투 중 도주하면 처형을 당했습니다.


이들은 한 방으로 최대한 많은 적을 제압해야 했기 때문에 개개인의 자유 사격이 아닌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발포했습니다.

 

이 때문에 라인 배틀은 느릿하게 서로 공격을 주고받는 전장이라기 보다는 누가 먼저 쏘고 많이 죽이는지에 따라 끝없이 고민하는 눈치싸움이 되어갔습니다.

 

적들을 먼저 제압하면 날아오는 총알이 줄어들지만, 적은 더 가깝게 접근하여 아군을 더 많이 맞출 수 있었고, 반대로 적에게 선공을 양보하면 총알에 맞고 쓰러지는 인내심 있는 전투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사격이 끝나면 두 군대간의 거리는 매우 가까워지게 됩니다.

 

지휘관들은 재장전 명령을 내리거나 착검을 시켜 돌격명령을 내렸습니다. 여기서 척탄병이 던지는 수류탄과 후방에서 날아오는 포탄들 사이를 헤집고 나아가 적을 찌르고 승리하면 적은 이제 다음 연대를 전진시킵니다.

 

결과적으로 머스킷 군대가 만들어낸 라인배틀은 병사들의 시체로 탑을 쌓는 눈치게임입니다.

 

이러한 머스킷 운용을 가장 잘 했던 나라가 '영국의 레드코트'와 '나폴레옹의 군대'였습니다. 이들은 군대의 화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머스킷을 쏘기 위해서는 먼저 화약을 넣고, 압력을 높이기 위해 총알을 종이에 감싸 빽빽하게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꼬질대로 최대한 깊숙이 총알을 밀어 넣은 다음, 약접을 열어 화약을 넣고 닫습니다.

-가끔 총알이 잘 들어가지 않거나, 강선이 있는 라이플의 경우에는 망치로 꼬질대를 때려서 탄환을 박아 넣었습니다. 탄환을 종이로 감싸면 총신 내부에 납 찌꺼기가 끼는 경우를 최소화하는 효과를 덤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총을 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병사마다 투입하는 화약의 양이 불규칙했으며 화약, 종이, 총알을 따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에 실수가 많았고 이후 '종이 탄피(Paper Cartrige)'가 탄생하며 문제는 획기적으로 개선됩니다.

 

여기에 더해 영국군의 경우 느린 장전 속도를 해결하기 위해 '탭 로딩'이라는 기술이 보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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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걸리는 만큼 장전이 쉬운 것도 아닙니다. 탭 로딩은 꼬질대 없이 빠르게 총을 장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지만 그 절차를 보면 생각보다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Bite - 종이 탄피를 입으로 뜯는다. 이때 탄환을 입에 물고 있는다.

Pour - 약접에 화약을 넣고 닫은 다음, 종이 탄피 속의 화약을 총구에 집어넣는다. 

Spit - 입 속의 탄환을 총구 안에다 뱉는다.

Tap - 개머리판을 바닥으로 향하게 하여 내려치는 것으로 화약과 총알이 깊숙이 자리할 수 있도록 정렬한다.

Aim - 조준

 

'탭 로딩'을 사용해도 숙련된 사수는 분당 3~4발이 한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수는 매우 바쁘게 움직여야 했기 때문에 머스킷을 들고 화려하게 움직이며 수십에 가까운 적들을 제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들을 포복이나 엄폐 상태에서 하기에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부대는 기립 상태에서 모든 것들을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발상을 전환한 방법도 있습니다.

 

그냥 총을 더 들고 다니는 겁니다.

 

이 방법은 자주 쓰이지는 않았지만 요새와 같이 수비적인 전투에서 장전수를 따로 두고 사용되었던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보통은 개인이 여러 정의 장전된 피스톨을 챙겨서 번갈아 쏘곤 했습니다. 기병의 경우 말 안장에 여러 정의 카빈을 챙기고 다녔습니다.

-이러한 경위로 기병들에게 리볼버는 혁신 그 자체였습니다. 가볍고 빠르고 여섯 발이나 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컨텐츠에서는 보통 모양만 머스킷이고 세게관의 설정을 가미하여 자동소총의 매커니즘을 지닌 무기로 표현하거나 단 한 발로 적진을 궤멸시키는 결전 병기로 표현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스타일의 머스킷을 보기는 꽤 어려운 편입니다.

 

아래에서는 머스킷의 발전 과정과 종류를 가볍게 이야기하겠습니다.


'핸드 캐넌(Hand Cannon)'이라 불리는 최초의 개인 화기는 대포를 닮아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전해진 화약에 매료된 유럽인들은 이를 개인 화기로 사용하기 위해 연구를 반복하면서 소형화된 휴대용 대포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합니다.

 

화력 하나만큼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대포에 가까운 작동 방식과 부정확한 조준, 커다란 반동, 무거운 무게 때문에 불편한 것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이후 지속적인 연구로 탄생한 매치락 머스킷에 자리를 넘겨주게 됩니다.

 

'매치락(MatchLock)' 머스킷은 불이 붙은 '화승(심지)'을 약접에 붙여 발포하는 머스킷입니다. 기후와 자원 등의 문제로 부싯돌을 대량으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동아시아에서 활용한 머스킷 또한 매치락 방식을 채용했습니다.

-조총 또한 대표적인 매치락 머스킷(화승총) 중 하나입니다,-

 

초기에는 매치락 머스킷을 머스킷아쿼버스로 구분했는데, 쉽게 큰 총을 머스킷이라 했고 작고 가벼운 총을 아쿼버스라 불렀습니다. 당연히 화력은 머스킷 쪽이 우수했으며 이후 기술이 발달하면서 머스킷의 무게가 가벼워지자 아쿼버스는 도태하게 됩니다.

 

매치락 머스킷은 비싼 부싯돌 대신 값싼 심지를 소모한다는 점과 높은 격발 신뢰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전투 전에 항상 심지에 불을 붙여줘야 했으며, 불이 꺼지지 않도록 사수는 화승을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한 모델이 휠락 머스킷입니다.

 

'휠락(WheelLock)' 머스킷은 둥근 바퀴를 빠르게 돌려 부싯돌에 마찰을 일으키는 것으로 라이터처럼 점화를 유도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스프링이 내장된 휠을 렌치로 빙글빙글 감아 걸쇠에 걸은 다음 방아쇠를 당기면 고무줄처럼 감긴 휠이 빠르게 돌아가며 부싯돌에 마찰을 일으켜 약접에 불을 붙입니다.

 

화승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밤에 매복을 할 수 있다는 전략적 이점과 함께 화승의 유지가 어려운 기병들도 총을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손쉽고 간편하게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암살용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휠의 구조가 복잡하고 고장이 잘 났기 때문에 이후 플린트락이 등장함과 동시에 빠르게 사라진 모델입니다.

 

'플린트락(FlintLock)'은 부싯돌을 내리쳐 마찰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기존의 매치락에서 화승을 부싯돌로 바꾼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선 휠락보다 훨씬 단순화된 구조와 유지보수, 향상된 기술력 덕분에 개머리판을 몽둥이로 삼아 휘두를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을 자랑했으며 등장과 함께 유럽에서 제식 무기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전열 보병들이 등장하는 컨텐츠에서는 모두 플린트락 방식을 사용합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쓰인 격발 장치이기도 해서 '캐리비안의 해적'부터 미국의 탄생 이야기가 담긴 '패트리어트' 속에서도 이러한 플린트락 머스킷을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플린트락의 작동 구조는 크게 파이어락(Firelock), 스냅핸스(Snaphance), 미퀼릿(Miquelet)이 존재하는데 파이어락이 가장 신뢰성이 높았고 스냅핸스와 미퀼릿은 구조가 복잡했기 때문에 주로 사용되지는 않았습니다.

 

단점으로는 부싯돌의 특성상 날씨와 기후에 따라 총알이 불발되기 십상이었고 '퍼커션 캡'이 나올 때까지 총기의 발전은 잠시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게 됩니다.

 

강선총이라 부르는 '라이플'입니다. 라이플이라는 단어 자체가 '강선'을 의미하기 때문에 현대식 소총과 구분 짓기 위해서 라이플 머스킷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총열 내부에 '나선형으로 파인 홈(강선)'이 들어감으로써 탄환은 발포와 동시에 회전력을 받으며 탄환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보다 멀리, 보다 정확하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선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부와 알맞게 맞물리는 총알이 필요했는데 당시 제조업 특성상 지급받는 총알은 물론 총의 규격도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라이플 사수들은 직접 자신의 총알을 만들어 쓰곤 했습니다.

 

이들은 '국자'에 사이즈가 맞지 않은 탄환이나 남는 납 조각들을 넣어 녹이고 '총알틀(bullet mold)'을 사용하여 화롯불 앞에서 손쉽게 탄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라이플 사수뿐만이 아니라 많은 보병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직접 총알을 만들어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든 총알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는데 총알이 총열 내부에 너무 꽉 끼는 바람에 총구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해결 방법이 다 있었습니다. 위 이미지는 베이커 라이플 사수들의 장비입니다. 라이플 사수들은 '나무망치(mallet)'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들어가지 않는 총알을 억지로 때려 박았습니다.

 

이 때문에 라이플은 높은 명중률과 유효사거리를 지니고 있음에도 머스킷보다 더 느린 장전 속도를 지니게 되었고 시시각각 급변하는 전장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보통 각 부대에서 뛰어난 사수들을 차출하여 일종의 분견대 개념으로 모아 라이플 분대를 운용하곤 했습니다.

 

그랬던 라이플이 '미니에 탄(Minié ball)'이 나오면서 장전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됩니다.

 

미니에탄은 기존에 쓰던 둥근 탄환보다 작은 사이즈를 지니고 있으면서 구조적인 특성으로 격발시 압력에 의해 탄환이 확장되며 강선에 맞물리는 효과를 만들었습니다.

 

사수들은 꼬질대를 찔러 넣고 망치로 때려 넣을 필요가 없어졌으며 장전 속도가 개선되자 머스킷이 물러나고 라이플이 제식 무기로 채택됩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라이플을 사용한 전쟁이 미국의 남북전쟁입니다.-


물론 여기서 끝은 아닙니다. 각국의 조병창은 끊임없이 소비되는 총알을 충당하기 위해 '샷 타워(Shot Tower)'라는 건물을 세웠습니다.

 

샷 타워는 물방울이 떨어질 때 균일한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타워 꼭대기에서 녹은 납 방울들을 떨어트려 엄청난 숫자의 탄환을 제조하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탄환들은 물렁한 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라이플을 쏘다 보면 녹아서 굳은 납으로 강선이 막히기 일쑤였습니다.

 

이는 한참 뒤에 구리로 탄두를 코팅하는 '풀 메탈 재킷(Full Metal Jacket)'의 발명 계기가 됩니다.

 

약접에 화약을 넣고 플린트로 치는 방식은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날씨에 관계없이 상시격발이 가능한 방법이 필요했고 '뇌홍'을 사용하여 '뇌관'을 만든 '퍼커션 캡'이 등장하며 이 문제 역시 해결됩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화약총 또한 이와 같은 원리입니다.-

 

이후 미국의 '콜트' 사에서 퍼커션 캡을 이용한 '리볼버'를 만들게 되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후미장전식' 소총이 등장하고 머스킷의 시대는 끝나게 됩니다.

-리볼버는 콜트 이전에도 있었지만 여러 문제가 있어 잘 사용되지 않던 개성적인 무기였습니다.-

 

이후 후미장전식 총기에 맞춰 '퍼커션 캡'과 탄약을 합친 '금속 탄피'가 나타나는 것으로 현대 총기가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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