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윌 킬
당신이 중세 칼싸움을 좋아한다면 이 게임은 분명 흥미로울 겁니다.
시벌리2는 판타지나 마법, 초인적인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평등한 능력을 지닌 두 진영이 서로에게 냉병기를 겨누고 때리고, 베고, 찌르는 원초적인 파괴 욕구를 자극하는 전투 플레이만 있을 뿐입니다.
문제라면 중세 대전 게임은 매니악한 요소가 가득하기에 보통은 좋아하는 사람들만 하기 마련입니다.
시벌리2는 그러한 과정을 타파하기 위해 게임이 지닌 본질적인 경험을 유지하며 캐주얼한 방향으로 접근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가시성이 떨어지는 페이크나 변칙적인 공격을 최대한 배제하고 방어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렸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OP 플레이가 될 수 있는 원거리 전투를 까다롭게 설계했으며 아무리 싸움을 잘하더라도 일대 다수는 지독하게도 불리한 싸움이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한 사람을 무아지경으로 때리다 보면 아군이 꽤 자주 맞을 때도 있지만 그게 또 재미있어서 몰입할 수 있는 묘한 전투 플레이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인물이 독점하면 게임을 뒤집어엎을 것 같았던 기마병과 공성 무기들의 밸런스도 나름 괜찮게 잡혀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시원시원하게 적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수십 명이 서로 격돌하여 난장판이 되는 전장은 중세 시대에 푹 빠져있는 당신이라면 분명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대규모 전장에서 눈치로 승부
시벌리는 말 그대로 순수하게 실력과 눈치가 좌우하는 게임입니다.
아이템의 기능적 요소는 없다시피 하며, 모든 장비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금되고 해금되면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횟수 제한이 있는 무기들은 쉽게 보충되지만 원거리 공격들은 낮은 밸류를 지니고 있어 사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내가 치는 공격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고, 적이 치는 공격은 뼈가 부러진 듯 체력이 깎여나가며, 일대 다수를 이기는 드라마틱한 전개는 벌어지기 어려우니 최대한 숫자 싸움으로 유도하거나 비겁한 승부를 내야 합니다.
방어의 성능이 상당히 탁월하기 때문에 발차기와 같은 얼마 없는 변칙적인 요소를 사용하여 적의 방어를 깨고 제압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며, 공격을 캔슬하고 방어하기 어려운 게임 특성상 누가 먼저 때리나 같은 눈치싸움이 쉽게 벌어집니다.
서로가 평등하게 데미지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군과 싸우는 적의 뒤통수를 노리거나, 적이 공격을 준비 중인 틈을 노려 무기를 재빠르게 휘둘러야 합니다.
포아너가 노아너가 되었듯이 시벌리에서 유저는 기사들의 명예로운 대결이 아닌 동네 어깨패들의 집단 구타와 아군의 오인 공격이 소용돌이치는 무지막지한 전투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아쉬움 많은 요소들
우선 저는 마운트 앤 블레이드를 가장 오래 플레이했고 해당 게임에 익숙해진 상태입니다.
시벌리는 방어를 상향시키는 것으로 캐주얼한 전투에 가까워졌지만, 본질적으로 복잡한 전투가 사라지면서 1:1 전투에서 선택지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또한 해금 요소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먹을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그저 오래 플레이했을때 주는 메리트일 뿐이며, 근본적인 성장 요소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투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적을 잘 잡는다고 해도 집단에 대한 아웃풋만 있을 뿐 개인의 손실, 특별한 보상, 명확한 아웃풋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를 진행하며 이기든 지든 아쉬울 요소가 없습니다. 죽으면 다시 살아나면 그만이고 적을 죽이지 못해도 순간일 뿐 강력한 감정은 들지 않습니다.
이건 시벌리 전투의 장점이자 단점인 핵심 요소입니다.
죽음에 대해 매우 관대해지기에 캐주얼한 접근성은 올라갔지만 전투의 변수, 장기적인 몰입 요소, 도전적인 선택지와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점이 굉장히 아쉬웠습니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멀티 플레이는 적을 죽이면 돈을 보상으로 받고 다음 리스폰에서 기존보다 성능이 좋고 비싼 장비를 맞출 수 있습니다. 아찔하게도 죽으면 열심히 모은 장비는 모두 잃어버립니다.
이처럼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RPG 요소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적과 아군에게 개인적인 달성 목표를 부여하고 전투에 있어 변수와 우선순위를 만들며 몰입과 성취를 느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 플레이가 이렇게 흘러갑니다.-
이러한 요소는 적을 죽이면 강력한 성취감을, 죽으면 강력한 갈망을 느끼게 해 줍니다.
공정한 경쟁과 전투라는 포인트에 집중한 나머지 다른 재미 요소들을 놓친 개인적인 소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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