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살롱의 타짜가 되어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유화를 보는듯한 아트웍이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생 제르맹 백작이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사내와 돌아갈 집을 잃은 벙어리 소년의 여행 속에서 플레이어는 카드를 섞는 법, 나눠주는 법, 패를 여는 법, 그리고 이기는 법들을 배워 나가며 돈을 벌기 시작합니다.
물론 평범한 카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카드 샤크라는 단어 자체는 Card Sharp 에서 기원하며 포커나 기타 카드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과 속임수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 이름처럼 게임은 도박판에서 사기를 치며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2인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서로 합을 맞춰 상대방의 패를 훔쳐보며 전달하거나, 은밀한 수신호, 암호를 통해 패를 공유하고, 조작하고 때로는 상대방이 무조건적으로 지는 패를 만들어가며 게임을 진행합니다.
도박은 속임수로 시작하여 속임수로 끝납니다. 시간을 오래 끌면 상대방이 의심하기 때문에 유저는 자신이 백작에게 배운 속임수를 떠올리며 상대방이 눈치채기 전에 빠르게 작업을 끝내고 턴을 넘겨야 합니다.
연습은 무한하지만 실전은 한 번 뿐입니다.
당신이 기술이 좋다면 상대방의 돈을 모두 털어낼 수 있고, 좋지 않다면 돈을 잃거나 사기가 들통날 수 있습니다.
사기가 들통난다면... 그닥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겁니다.
그림 속에서 등장하는 흥미로운 출연진
고증에 충실한 인상파 미술을 표방한 아트 속에서 정적인 게임 플레이를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게임이 진행될수록 한 편의 스릴러 영화처럼 흐름은 동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을 만들어냈습니다.
유저는 그림 속에서 실수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논픽션과 픽션을 넘나드는 인물 사이에 앉아 사기로 가득한 카드놀이를 하고 있자면 나 자신이 고전 소설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역사의 흐름에 편승한 것처럼 아는 이름이 나오면 반갑고, 생소한 이름이 나오면 찾아봅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겠지만 저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붓의 질감이 느껴지는 게임의 아트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 스토리텔링의 역할이 지대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감상이 끝나며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를 예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다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기믹의 공략은 유저의 기억력에 의존하여 풀어 나갑니다.
냉혹한 도박판 위에서 친절함을 기대하지 마십시오, 본판이 시작되면 힌트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생각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끌어 봤자 상대방의 의심은 점점 깊어질 뿐입니다.
퍼즐 게임에서 타임어택은 게임을 하는데 있어 매시간마다 강력한 몰입과 함께 제 집중력을 소모시켰습니다. 정확한 합을 맞춰 상대방을 속이고 돈을 갈취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미술관에 온 듯한 아트에 홀려 만만하게 접근했다간 저처럼 호되게 당하고 눈물을 훔칠 수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이렇게 말은 했지만 게임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유저에게 조작을 통한 현장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고민한 과정이, 단순히 와인을 따르는 것부터 카드를 내는 방법까지 게임 플레이 하나하나에 녹아있어 인상 깊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권장 기기로 진행한다면 꽤 훌륭한 손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싶은 게임 플레이 디자인이었습니다.
패드를 권장하는 개발자들의 안내와 마우스 위주로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를 보고 있자면 스위치나 스템덱, 모바일 같은 터치 기기를 겨냥하고 만든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트로 들어가면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기에 어디를 봐야 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점이 아쉬웠습니다. 감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지만 포커싱 된 타겟이 없어 가시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억력에 의존하는 퍼즐이란 점을 제외하면 플레이 자체가 복잡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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