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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Story/Game Play

바이오쇼크 시리즈 - 플레이 리뷰

by 늘상의 하루 2022. 3. 8.

 

어두운 초능력의 세계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대서양 한복판에서 시작됩니다.

 

게임은 바닷속 깊은 곳으로 가라앉듯 시작부터 끝까지, 깊고 어둡고 빠져나올 수 없는 이야기를 펼쳐나갑니다. 종래에는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만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겨 주었습니다.

 

정리하면 바이오쇼크 스토리는 치밀하게 연결된 한 편의 소설과 같습니다.

 

이야기의 도입부는 역사적인 순간을 마주한 것처럼 고조되고 강렬한 여운을 남겨 유저가 스스로 게임 속에 뛰어들게 만듭니다. 때때로 랩처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에 질겁하여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한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바이오쇼크 시리즈의 매력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

 

게임은 선형적인 구조로 만들어졌으며 유저들에게 소소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FPS 스타일의 액션 어드밴처입니다.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스토리텔링이 핵심이기에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없지만 1편과 2편은 랩처라 불리는 해저 도시를 무대로, 3편은 컬럼비아라 불리는 공중 도시를 무대로 삼고 있습니다.

 

두 세계는 이름과는 달리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초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약을 만들어내고 이상에 접근하기 위한 대가로 끔찍한 부작용과 중독성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은 깊은 바닷속 세계관에 암울함을 더해줍니다.

 

랩처와 컬럼비아는 서로 다른 배경을 삼고 있으나, 서로 영향을 끼치는 기묘한 펑크 세계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관을 이해하는 순간 게임을 플레이하며 지나쳤던 수많은 시나리오적 장치들에 감탄했고 바이오쇼크의 미장센에 그대로 빠져들었습니다.

 

플레이 순서는 시리즈 출시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2편은 외전에 가까운 작품이기에 권장하지 않는 분도 있으나,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게 플레이하여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에 따라 징그럽고 끔찍할 정도의 표현이 등장합니다.

써 보고 싶은 스킬, 디펜스로 시작되는 전략적인 전투

 

초능력이라 함은 보통 정신적인 에너지의 발현으로 접근하고 그렇게 연출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바이오쇼크는 여기에 청소년 이용불가와 바이오펑크 스타일을 접목하여 초능력이 정신적인 힘이 아닌, 세포 발현이라는 점에서 기괴하고 독특한 스타일의 독자적인 연출을 구성해냈습니다.

 

플라스미드, 활력으로 이름 지어진 초능력들은 몸에 주사하거나 마시는 형태로 발현 가능합니다.

 

발화 능력을 사용하면 손이 불타올라 뼈가 드러나고, 빙결 능력을 사용하면 손이 얼어붙어 고드름이 생깁니다. 좀 더 그로테스크한 표현도 있습니다. 벌을 조종하여 적을 공격하는 능력을 사용하면 손이 벌집처럼 구멍이 생기고 벌들이 피부를 기어 다닙니다.

 

주변 환경에 따라 연쇄 반응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스킬 전투도 가능합니다. 스킬을 획득한 장소에는 트레이닝이 가능한 레벨 디자인이 되어 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응용할 수 있습니다. 성장 요소도 있어 아담이라 불리는 플라스미드 포인트를 모아 새로운 스킬을 배우거나 강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존 방식(Zone Map)으로 구성된 필드를 이동하면서 특정 포인트마다 디펜스 형식으로 웨이브 전투가 진행됩니다. 이러한 전투 플레이는 스킬에도 녹아들어 있습니다.

 

트랩을 설치하는 스킬, 적을 혼란시켜 아군으로 만드는 스킬, 범위 공격과 제압이 가능한 스킬 등 바이오쇼크에 등장하는 스킬들은 적진 사이로 파고들기보다는 몰려오는 적들을 제압하는데 포커싱이 되어 있습니다.

 

3편에서는 이러한 전투 플레이가 극대화되며 플레이어를 보조하는 서포트 NPC가 등장하는데 이를 응용한 전투가 굉장히 참신하고 체감될 정도로 디테일하게 전개됩니다.


세 손가락 안에 들어오는 작품 중 하나

 

개인적으로 바이오쇼크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이야기하자면 게임 플레이 초반, 도시로 입장하는 씬을 말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플라스미드와 활력을 처음 획득했을 때입니다.-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터져 나오는 고양감은 한 폭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순간만큼 게임이 모든 컨텐츠를 압도하는 감정을 느꼈고 어린 시절 제게 개발자의 꿈을 꾸게 만드는 에고를 심어 주었습니다.

 

펑크 세계관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바이오쇼크에서 낙원과 세기말은 같은 시간 안에 존재하며 구분될 수 없습니다.

 

그 안에 담긴 생각들이 굉장히 인상 깊어 모티브가 된 소설 '아틀라스'를 읽어 볼 정도로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입니다.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