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y Girl Overdose - 플레이 리뷰

상태 좀 이상한 BJ 키우기

니디걸오버도즈는 브라운관 모니터로 보는 듯한 인터페이스 속에서 유사 트위터와 라인으로 소통하는 인터넷 방송 소녀를 육성하는 게임입니다.

게임 이름처럼 비정상적인 주인공 초텐짱이 최고의 인터넷 스타가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며 프로듀서 P(유저)와 함께 방송을 꾸려 나가는 것이 주요 컨텐츠입니다.

평소에는 음침하고 친구 없고 약에 쩔어 사는 소녀지만 방송을 할 때는 밝고 화사하고 오타쿠들의 요정이 되는 이중생활 속에서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이 꽤 유쾌하기도 합니다.

캐릭터성이 중요한 게임인 만큼 어떻게 하면 주인공이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질까 싶은 고민이 여러 시스템과 컨텐츠에서 디테일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장하지 않으면 화내는 사소한 일부터, 같이 놀았던 내용을 트윗하고, 힘들면 화내고, 우울할 때는 쉬고 싶다 어필하거나 생각지도 못한 일을 벌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키우는 캐릭터가 파업을 하거나 제 멋대로 일을 벌이고 유저에게 짜증 내는 경우는 귀찮다기보다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시키는 일만 하는 수동적인 캐릭터에서 중간중간 드러나는 능동적인 모습을 볼 때 느껴지는 캐릭터의 리얼리티가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려 줬기 때문입니다.

또 나만 알고 있는 BJ의 개인적인 모습 같은 개발자의 의도가 다분한 취향 타겟은 확실히 성공적이었습니다.

우선 등장하는 주인공의 상태는 정상이 아닙니다.

언제든지 박살날 수 있는 멘탈과 조울증, 그리고 약을 달고 살며 당신은 이제 얘를 인터넷 스타로 만들어야 합니다.

목표는 백만 팔로워!

물론 거기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는 쌓이고 우울증은 날로 깊어집니다. 완벽한 스케쥴링으로 초텐짱을 달래주고 방송을 뛰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당신의 에고와 상충하는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있기에 마음이 약한 분들은 플레이에 거부감이 느껴지실 수도 있고 선택지에 따라 갑작스럽게 게임이 오버될 수도 있습니다.

초회차에 백만 팔로워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여러 차례 도전하면서 각각의 엔딩을 클리어하고 이전 플레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초텐짱을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런 아슬아슬한 운영 속에서 플레이어만큼 캐릭터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지선다를 벗어나는 선택지와 경영적인 요소, 그리고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인 게임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니디 걸 오버도즈는 다회차 공략을 권장하는 멀티엔딩 게임입니다.

이런 루프형 공략이 기본으로 깔리는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라 함은 반복된 내용 전개가 유저에게 지루함을 안겨준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진들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트윗에 올라오는 초텐짱의 팬아트 내용은 매번 달라지며, 랜덤한 메세지를 플레이어에게 보내고 답장을 기다립니다. 파라미터와 트리거에 따라 행동 양식이 변화하고 수백장이 넘는 일러스트와 정확히 셀 수 없는 방대한 스크립트로 컨텐츠를 채워 넣었습니다.

언젠가는 모두 소모되는 몸통박치기라 볼 수도 있지만 진엔딩에 도달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어 주었고 캐릭터의 매력은 한층 풍부해졌기 때문에 편법 없는 정공법은 늘 통한다는 사실을 한번 더 깨우치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와 이거까지 만들었어? 싶을 정도의 컨텐츠도 있어 만족스러운 플레이 경험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내용 이해에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일본식 인터넷 방송을 메인 컨텐츠로 삼고 있기 때문에 스크립트에 담긴 밈이나 소재 등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서칭이나 짐작으로 대충 이해가 가는 선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으나 게임 자체가 전체이용가로는 볼 수 없는 내용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밝고 화사한 인터넷 방송인 육성이 아닌, 비참하고 어두운 모습도 품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 전에 유념하셔야 할 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