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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Story/Game Play

데스팟 게임 - 플레이 리뷰

by 늘상의 하루 2024. 1. 27.

던전을 왜 혼자서 돌지?

전통적인 로그라이크 장르나 RPG 게임들을 보면 괴물들이 가득한 던전을 공략할 때 솔로 플레이를 하거나 파티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이 일종의 클리셰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데스팟 게임은 이러한 모습에 질문을 하나 던진게 아닐까 싶은 생각입니다.

 

게임은 옛날 플래쉬 게임에서나 보던 스틱맨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와 던전을 숫자로 밀어붙입니다. 수많은 인간들이 몬스터를 집단 린치하고 단체로 던전을 뚫어나가는 모습을 보면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무식한 플레이를 가지고있진 않습니다.

 

스틱맨에게 장비를 장착시켜 무장하고, 경험치를 쌓아 성장시키며 전략 전술에 따라 진형을 만들고, 방을 이동할 때마다 음식을 소비하기 때문에 단순히 물량으로 밀어붙였다간 집단은 굶주리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고 전투를 시작하면 AI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적들을 공격하기 때문에 유저는 생존을 위해 자원과 인력을 관리하고 탐험 계획을 세우며 보다 효율적인 플레이를 고민하게 됩니다.

 

데스팟 게임은 오토체스로그라이크를 결합한 경영 시뮬레이터에 가까운 게임입니다.

 

때때로 집단이 배고픈 나머지 사람을 희생시켜 식량을 얻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뭐 생존이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졸라맨 전투 시뮬레이터

혼자 때리는 것보다 여럿이 때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데스팟 게임은 집단끼리 맞붙는 전투를 굉장히 심플하고 깊이 있게 구현했습니다.

 

물론 전투를 시작하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AI들이 똑똑하고 야무지게 싸우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지만 전투를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손 놓고 플레이했다간 데이기 십상입니다.

 

탱커를 전방에 배치하고 딜러를 후열로 빼냅니다. 서포터는 팀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배치하며 때때로 피가 부족한 전열을 한 칸 정도 뒤로 빼내서 회복에 전념할 수도 있습니다.

 

유닛을 배치하는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얻은 보상을 통해 특별한 스킬을 얻거나, 희귀한 아이템으로 유닛을 강화시키는 등 로그라이크 장르의 향수 또한 알차게 채워 넣었습니다.

 

때때로 미니멈한 토탈워를 플레이하는 것 같다가도 판타지 로그라이크를 진행하는 듯한 즐거운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멍청한 AI 때문에 패배하거나 잘못된 배치로 아군이 쓸려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씩 개발자의 악의가 느껴지는 패턴의 몹이 등장할 때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실책은 나의 무지와 잘못된 경영 능력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재미있는 절망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탐험, 경영, 육성, 수집, 전략적인 요소가 잘 버무려진 게임입니다.


아쉬운 시나리오와 비동기 PVP

게임의 시나리오는 매우 심플합니다.

 

던전을 관리하는 미지의 존재가 진행하는 실험에 참가하여 최고의 전투 집단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던전을 탐험하는 내용입니다.

 

사실상 메인 스토리는 없는 수준이나 다름없고 비밀스러운 복선이나 숨겨진 설정들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일 정도입니다. 때문에 깊이 있는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보다 가볍고 염세적인 농담이 뒤섞인 밈을 잔뜩 집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유명한 영화나 소설의 주인공을 모방한 짝퉁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니컬한 농담과 선택지로 이루어진 인카운터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나 터미네이터 같이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캐릭터들을 몽땅 집어넣고 내 부하로 움직일 수 있는데 이게 또 미친듯한 흥미로움을 일으킵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이벤트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지만 선택지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전통적인 로그라이크의 향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인 전투 속에서 어느정도 방향성을 잡아주는 역할은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던전의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메인 스토리가 짧기 때문에 빌드를 만들고 적응할 때 쯤 던전이 끝나고 비동기 PVP가 열리기 시작합니다. 각종 유저들이 만들어둔 덱과 전투를 벌일 수 있지만 고인물들의 팔문금쇄진을 보고 있자면 도전 욕구가 깡그리 날아가곤 합니다.

 

그래도 게임 자체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비록 분량이 짧지만 게임이 지닌 독특한 시스템과 플레이 경험은 다른 게임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에 할인하고 있다면 한번쯤 플레이하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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