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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Story/Game Play

데이브 더 다이버 - 플레이 리뷰

by 늘상의 하루 2022. 12. 17.

잠수부에서 초밥 오너까지

처음 잠수 강습을 받을 때가 떠오릅니다.

 

트레이닝 수영장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기압을 조절하며 바닥까지 내려간 다음 장비를 해제하고 다시 착용하는 훈련은 순식간에 저를 패닉으로 빠트렸습니다.

 

실제 바다에서 비상 상황에 빠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배워야 하지만 시야와 호흡이 차단되는 공포 속에서 공기에 대한 갈망과 물이 주는 압박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선명하게 떠오를 정도입니다.

 

하지만 물이 주는 압박을 극복하고 나만의 템포를 찾기 시작하면 변화가 찾아옵니다. 두렵게 느껴지던 물이 편안하고 고요하게 다가오며 중성부력을 유지하며 헤엄치면 우주에 떠 있는 것처럼 허공을 유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 흥미로웠습니다. 거기에 초밥? 못참지.

 

게임은 잠수부를 하던 주인공이 초밥 집을 운영하며 물고기를 잡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초밥집을 경영하는 컨텐츠와 맛있는 초밥을 만들기 위해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컨텐츠가 함께하며 빌딩과 RPG 요소가 합쳐진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장르가 연결되어 생태계를 이루는 게임 속 플레이환경은 부족함 없이 훌륭하게 구축되어 있습니다. 부담없이 몰입할 수 있는 장치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도트와 3D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비주얼은 게임이 추구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유쾌하게 표현합니다.

 

옛날 만화를 보는듯한 호들갑 넘치는 인물들의 열정과 행동들은 너무나 오랜만에 본 나머지 클리셰라 느껴졌던 표현들이 다시금 새롭게 다가오는 기묘한 경험을 느끼게 만들어줬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가볍게 즐기기 좋은 매력적인 게임이기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매력적인 경영과 RPG

항상 느끼지만 RPG와 빌딩 or 경영 요소는 정말 매력적인 결합인 것 같습니다.

 

RPG 플레이에서는 빌딩을 통한 이점과 강력한 플레이 동기를 부여받고, 빌딩에서는 자신이 노력한 만큼 쌓아 올려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하여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초밥집에서 물고기를 사고팔고 레시피를 모아 운영하거나 물고기를 잡고 바닷속을 탐험하는 게임이었다면 평범한 경험 게임이나 잠수 게임에 그쳤을 겁니다.

 

게임은 두 과정을 초밥처럼 합치는 것으로 복합적인 게임 플레이를 만들었습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경영과 RPG라는 두 장르를 하나로 합치는 것으로 훌륭한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단조로운 느낌을 자연스럽게 떨쳐냈습니다.

 

초밥을 경영하는 컨텐츠에서는 돈을 벌어 더욱 좋은 장비와 시설을 구축한다는 성장 동기를 얻고, 물고기를 사냥하는 잠수 컨텐츠에서는 초밥 집을 보다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한 성장 동기를 얻습니다.

 

초밥집을 운영하기 위해 돈을 벌려면 많은 물고기를, 효율적인 물고기 사냥과 고가치 표적을 잡기 위해 더욱 좋은 장비를, 비싸게 팔기 위해 더욱 좋은 레시피를, 많은 손님을 소화하기 위해 더욱 좋은 직원을...

 

자연스러운 에스컬레이트 속에서 때때로 무엇을 할지 모르는 유저를 위해 메인 퀘스트와 서브 미션을 구성하여 핵심 목표를 던져주고 길을 제시하는 과정도 밸런스 있게 잡혀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순환과 몰입 과정은 부담이나 스트레스 없이 가볍게 즐기기 좋았습니다.

 

초밥 집에서 마진을 남긴다는 잠재적 목표를 통해 유저는 산소와 무게로 제한된 환경 속에서 스스로 플레이 목표를 세우고 공략을 찾는 과정을 거쳐 손쉽게 몰입에 도달하게 됩니다.

 

누구에게 쫓기지 않고 깔끔하고 캐주얼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반복 플레이에 대한 고민

이전에 컬트 오브 더 램에서 이야기했듯 제한적인 환경에서 구성되는 경영 컨텐츠는 엔딩을 보고 나면 플레이 동기를 얻기 힘들다는 한계점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기본적으로 끊임없이 성장하고 확장하며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컨셉 플레이가 빌딩 컨텐츠의 핵심적인 플레이 방향성입니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경영 자체보다는 잠수 어드벤처라는 방향성에 맞춰 초밥집 운영이라는 경영 컨텐츠를 캐주얼하게 축소시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초밥집 운영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핵심적인 기능들은 적절하게 잘 남겨두었기에 적절한 볼륨감으로 균형을 잡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양측에서 플레이 동기를 얻을 수 있는 순환적 생태계를 완성도 있게 만들었고 자연스러운 몰입과 매끄러운 반복 플레이 동기를 만들었습니다.

 

게임의 날짜를 나누고 하루 플레이 횟수를 3분할로 나눈 것은 플레이하는데 있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그저 시간을 나눈 것 만으로도 산소와 무게라는 제한된 조건 속에서 유저에게 다음 기회를 암시하였고 단기적 목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 스트레스 부하를 덜어주는 한편 연속적으로 다음 목표와 계획을 자연스럽게 수립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고 양식장 컨텐츠의 경우 중요도와 플레이 비중이 낮은 등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게임 자체는 굉장히 탄탄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던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