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라 절해라 귀여운 동물들의 악마 숭배
컬트 오브 램은 독특한 컨셉과 귀여운 그래픽 속에 담긴 잔인한 서사가 인상적인 로그라이크류 게임입니다.
산제물로 바쳐진 주인공이 잊혀진 신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는 것으로 게임은 시작되며 스스로가 교주가 되어 던전을 탐험하고 다양한 동물 친구들을 구출해 신도로 삼아 마을을 꾸려 나가는 것이 주 컨텐츠입니다.
전투 플레이 자체는 기본 공격, 스킬 공격, 구르기라는 모난 곳 없이 매끄럽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얼핏 아이작을 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해서 쉽게 적응하고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있다면 평범한 로그라이크류 게임이 되었겠지만 컬트 오브 램은 평범한 전투 플레이에 종교를 꾸려 나간다는 경영과 빌딩 요소를 결합했습니다.
던전을 돌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한편, 자원을 수집하고 주민들을 구출하여 마을을 번영시킬 수도 있습니다. 캐릭터 스스로의 성장 뿐만이 아닌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컨텐츠는 보다 입체적으로 확장됩니다.
사악한 교주가 되거나 선량한 교주가 되거나, 공동체의 운명을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는 유저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동물 모양으로 설정한 것은 신의 한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악한 악마 숭배자들의 꾀죄죄하고 다 죽어가는 몰골보다 바보같으면서 순수한 동물들을 더 보듬어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터부되거나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설정들도 귀엽게 만드니 쉽게 용납되는 마법...
오랜만에 부담없이 즐기면서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습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로그라이크와 빌딩 요소의 결합... 이거 너무 좋다.
던전을 탐험하고 자신의 마을을 꾸리는 컨텐츠는 심심하게 등장하곤 했으나 단순한 수집과 꾸미기에 그치는 겉절이 컨텐츠였을 뿐 컬트 오브 램 만큼의 완성도있는 경영과 빌딩 컨텐츠를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컬트 오브 더 램의 경영과 빌딩 요소는 메인 컨텐츠가 아닌 보조적인 컨텐츠일 뿐입니다.-
각자의 성향 트레잇이 달린 신도들은 명령에 따라 일을 시킬 수 있으며 신앙심을 가지고, 밥을 먹고, 잠을 잡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가지고 바보같지만 순수해 보이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게임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던전 속에서도 시간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유저가 공동체에 없는 동안 주민들은 공동체를 유지하고 확장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수집하거나 신앙심을 모으기 위한 기도를 시킬 수 있습니다.
교주가 전투에서 패배하거나 교리에 반하는 행동, 자신의 성향과 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신앙심은 뚝뚝 떨어지고 이단적인 마음을 먹고 불신자 같은 말들을 내뱉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조용히 공동체를 떠나 버립니다.
유저는 신앙심을 유지하거나 올리기 위해 파라미터를 관리하며 집단 설교, 의식, 또는 주민들이 요청하는 소소한 퀘스트를 완료해야 합니다.
교주가 만드는 요리에 따라 주민들은 똥을 지리거나 토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고, 위생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숙소가 없으면 길바닥에서 자면서 점점 신앙도가 떨어집니다.
시간에 따라 단순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닌 랜덤한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집이 망가지거나, 병에 걸리는 등,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꾸준한 공동체 관리와 성장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컬트 오브 램의 경영과 빌딩 요소는 내가 왜 던전을 탐험하고 보스를 잡고 열심히 일해야 하는가에 대한 책임감과 동기를 심어 주는 요소로 훌륭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히트할 수 밖에 없는 컨텐츠라 말하고 싶습니다.
엔딩과 빌딩 요소의 결합으로 인한 문제
허나 이러한 경영과 빌딩 요소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끝없이 성장하고 확장하고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빌딩과 경영 게임의 핵심적인 방향성입니다.
빌딩 및 경영 게임들은 유저가 스스로 설정한 목적 혹은 컨셉에 따라 반복 플레이가 가능한데 컬트 오브 램은 게임 자체에 엔딩을 품고 있기 때문에 컨셉 플레이에 한계가 있어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게임의 메인 스토리가 모두 마무리되면 지금껏 열심히 꾸려 왔던 공동체에 대한 성장 동력은 바람 맞은 민들레처럼 흩어져 사라집니다. 더 이상 공동체를 꾸릴 이유도 필요도 없으며 새로운 컨셉을 진행할 특징적인 요소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게임으로 엔딩 이후에는 무언가 더 할 것이 없는 프로스트 펑크가 있습니다.-
교리를 통해 이러한 점을 해소하고자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만 사실상 교리는 버프, 디버프의 문제일 뿐 제약이 없기 때문에 컨셉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컬트 오브 램의 빌딩과 경영 요소가 엔딩으로 향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점은 시나리오와 시스템 기반이 탄탄하게 잡혀 있기 때문에 DLC를 통한 확장성이 굉장히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단지 무엇에 주안을 두고 있느냐의 차이일 뿐 엔딩 요소가 게임의 퀄리티를 떨어트린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 이상은 개인의 취향 문제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소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바보같고 순수한 귀여운 동물 신도들과 함께하는 사이비 공동체 생활,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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