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 Page Story/History Story

롱소드 이야기

by 늘상의 하루 2021. 11. 5.

취미생활을 하느라 글 작성에 소홀했습니다. 요번에 주문했던 페더가 와서 작성하게 됐습니다.

 

칼의 종류는 굉장히 많습니다.

 

글라디우스, 색스, 쵸퍼, 아밍 소드, 레이피어, 세이버 등 시대와 모양, 용도에 따라 다르게 불러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중세와 르네상스를 풍미한 롱소드라는 칼이 있습니다.

 

롱소드는 서양에서 사용하는 양손 장검을 의미하며 넓은 의미에서 길이가 긴 모든 검을 총칭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문 특이한 편에 속하는 무기입니다.

 

오히려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 정설처럼 굳어진 경우도 있습니다. 베기 위한 용도가 아닌 갑옷을 치기 위해 만들어졌다던지, 그 때문에 날이 뭉툭해서 날을 손으로 잡고 휘두를 수 있다(하프소딩)는 등의 정보들입니다.

-실제로는 베는 것도 잘하고 찌르는 것도 잘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유튜브만 찾아봐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십자군 전사들의 이미지가 보통 아밍 소드와 히터 쉴드를 사용합니다.

 

초기 중세 시대에는 한손으로 쥐기 편하고 가벼운, 보편적으로 아밍 소드라 하는 검을 사용했고 다른 손으로는 방패를 드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방패는 생각보다 불편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한 손을 쓸 수 없을 뿐더러 부피도 크고 무게도 가볍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제련 기술이 발달하고 갑옷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방패는 점점 작아집니다.

-방패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작성하겠습니다.-

 

 

이후 방패를 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성된 방어구가 탄생하자 양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검이 보편화되기 시작합니다.

-방패가 완전히 사장된 건 아닙니다. 방패는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방어 도구입니다.-

 

이 글에서는 롱소드의 구조와 명칭, 구분법부터 검술까지 가볍게 이야기를 할 생각입니다.


 

기본적인 롱소드의 구조입니다.

 

양손으로 잡고 휘두르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졌으며 바스타드 소드와 같이 예외적으로 한 손으로 잡고 휘두를 수 있게 제작된 롱소드도 존재합니다.

 

날 길이는 85~98cm 내외, 그립 길이는 20~30cm 내외, 전체 길이는 1~1.3m 사이입니다. 무게는 보통 1.3~1.7kg 정도 되며 추가적인 작업과 디자인에 따라 2kg 내외가 되기도 합니다.

-1.3m가 넘어가면 트루 투핸더라 하고 대검이라 부를 수 있는 영역의 롱소드가 존재합니다.-

 

묵직하고 거대하며 둔기처럼 적을 박살낸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과는 달리 가볍고 유연하며 베기와 찌르기 모두 우수한 성능을 지니고 있는 무기입니다.

 

롱소드는 날 부분을 블레이드(Blade), 그 외 칼자루 부분을 힐트(Hilt)라고 부릅니다.

 

블레이드는 찌르기에 사용되는 가장 끝 부분을 포인트 혹은 팁(Point/Tip)이라고 부릅니다. 포인트라는 명칭이 직관적이지만 보통 팁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칼날의 시작부터 팁까지 경사도를 프로파일 테이퍼(Profile Taper), 두께를 디스탈 테이퍼(Distal Taper)라고 부르며 날카로운 부분을 엣지(Edge)라 부르고 옆면의 평평한 부분을 플랫(Flat)이라 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앞날을 롱 엣지, 뒷날을 숏 엣지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더해 위크(Weak) 스트롱(Strong)이라는 표현이 이미지에서 사용되는데 검을 맞부딫히는 상황에서 사용자에게 유리한 지점을 의미합니다.

 

이는 롱소드 검술에서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칼과 칼이 맞부딪히는 바인딩 상태에서 상대의 칼날이 본인의 스트롱 지점에 있는지 아니면 위크 지점에 있는지에 따라 힘겨루기의 결과가 결정됩니다.

-지렛대의 원리와 같습니다. 상대의 검이 자신의 스트롱 지점에 있으면 제압하기 유리하고 위크 지점에 있으면 힘듭니다.-

 

크베툰 아머리에서 판매되는 페더슈베르트와 레제니에서 판매하는 트루 투핸더의 이미지를 가져왔습니다.

검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홈이 파여있는 곳은 풀러(Fuller)라 하고 멋을 위해 글자나 문양을 새겨 넣는 것은 인그레이브(Engrave)라 합니다.

 

검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날을 엣지보다 뭉툭하게 만든 부분은 리카소(Ricasso)라 부르고 날개처럼 뻗어 사용자의 손을 보호하는 이중 가드는 패링훅(Parrying hooks) 혹은 쉴트(Schilt)라고 부릅니다.

-리카소는 스트롱에 위치합니다. 하프소딩을 할 때 잡는 부분이며 패링훅은 리카소를 잡고 휘두를 때 사용자의 손을 보호합니다. 쉴트는 트레이닝 중 손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

 

그립과 블레이드 사이에는 십자가처럼 뻗어 사용자의 손을 보호하는 크로스가드(Crossguard)가 있습니다. 크로스가드에 수직으로 링 모양의 보조 가드가 추가로 달리면 사이드링(Side Ring)이라 부릅니다.

 

손잡이는 그립(Grip), 무게 중심을 잡고 둔기로도 사용할 수 있는 끝 부분은 포멜(Pommel)이라 합니다.

 


 

중세 도검 전문가인 어워트 오크셧(Ewart Oakeshott) 자신의 저서에서 중세 시대의 도검 변천사를 타입별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온 분류법을 정립했습니다.

 

'오크셧 타이폴로지(Oakeshott typology)'라 하는 분류법입니다.

 

오크셧 분류법은 중세 도검을 크게 두 분류로 구분합니다. 한손검, 무장검이라 하는 아밍 소드양손검 롱소드입니다. 그리고 세 가지 범주로 검을 정의하여 총 6가지 그룹의 검을 정의할 수 있습니다.

 

  • 넓은 칼날과 둥근 팁을 지닌 베기에 특화된 검.
  • 좁은 칼날과 뾰족한 팁을 지닌 찌르기에 특화된 검.
  • 컷 앤 쓰러스트 소드(Cut and Thrust Swords)라 하여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검.

오크셧 타입의 구분 명칭은 로마자, 아라비아 숫자, 알파벳으로 구분됩니다. 쉽게 'XII3C'와 같은 조합으로 수많은 변형 타입이 있었던 롱소드의 유형을 구분 짓고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로마자와 sword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당 유형의 도검을 찾을 수 있습니다. -

 

  • 로마자로 13종의 도검 유형을 분류하였고 소문자로 서브타입을 구분지었습니다.
  • 아라비아 숫자는 검의 크로스가드를 의미합니다.
  • 알파벳 대문자는 검의 포멜을 의미합니다.

유형별 설명은 길고 위키 등에서 자세한 설명이 있기에 생략하겠습니다.

 


 

롱소드는 일찍이 등장했지만 검술이 정립된 것은 14세기에 활동하던 독일의 검객 '요하네스 리테나워(Johannes Liechtenauer)'를 중심으로 15세기부터 독일의 리테나워, 이탈리아의 피오레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리테나워의 검술을 전수받은 제자들은 그를 '검의 스승(Sword Master)'라 칭하고 '검술 길드'를 설립하여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고 유랑을 하며 돈을 받고 가르침을 주기도 했습니다.

 

리테나워류는 단순히 검술 뿐만이 아닌, '캄프링겐(Kampfringen)'이라고 하는 전투 레슬링과 갑주 전투, 마상 전투, 단검술 등을 가르쳤고 실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검 뿐만이 아닌 다른 무기들 또한 다루기도 했습니다.

 

리테나워류는 자신들의 무술을 모든 전투 방식을 다룬다는 의미의 '전투의 예술(Kunst des Fechten)'이라 칭했습니다.

 

'피오레 디 리베리((Fiore Furlano de’i Liberi de Cividale d’Austria)' 검술은 리테나워와 비슷한 방향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검술 뿐만이 아닌 전투 레슬링, 평복 전투, 갑주 전투, 마상 전투와 검 외의 무기술을 가르쳤습니다.

 

피오레는 검술을 롱소드를 사용하는 넓은 검술과 하프 소드와 레슬링을 사용하는 초근접 전투를 좁은 검술로 구분 지었고 차이점이라면 리테나워류는 '뷘든(Winden/휘감기)'이라 부르는 자세를 바꿔가며 공격을 연속적으로 가하는 기술을 중심으로 체계가 구성된 반면 피오레 검술은 그 수가 적다는 점입니다.

 


롱소드는 양손으로 사용하는 만큼 위력과 기술면에서 우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플레이트 아머가 등장함에 따라 찌르기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총기가 등장하면서 파이크와 머스킷 방진이 전장의 주류를 이루게 되었고 사이드 소드에 자리를 넘겨주면서 역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참고자료-

 

https://www.sword-buyers-guide.com/oakeshott-typology.html

 

Oakeshott Typology Made Easy

Oakeshott typology is a system of classifying various types of medieval swords created by the historian Ewart Oakeshott. However, it is quite a complex system that has lead to endless debates as to what type a sword is classified as. Here's how to simplify

www.sword-buyers-guide.com

 

'1 Page Story > History Sto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패 이야기  (2) 2022.01.31
중세 유럽의 군 편제  (5) 2021.11.21
빵 이야기  (0) 2021.07.25
시간과 달력  (0) 2021.05.09
메이드 이야기  (0) 202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