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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Story/Game Play

TRPG - 피아스코

by 늘상의 하루 2020. 11. 13.

 

예전에 게임을 공부하고자 RPG의 할아버지인 TRPG를 해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같이 하고 싶어도 아는 사람은 없고 어떻게 할지 방법도 몰라서 그냥 TRPG 커뮤니티에 가입한 다음 이곳 저곳 물어보며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ORPG도 있었지만 처음 해 보는 TRPG였고 역시 오프라인이지! 라는 해본적도 없으면서 제멋대로인 생각으로 무작정 만나서 게임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했던 TRPG는 던전 월드였지만 사실 그때는 제대로 된 구조도 없었고 마스터도 플레이어도 모두 미숙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피아스코가 제 첫 TRPG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헤더웨이 집의 유령'과 '히어로즈 어셈블'을 했습니다.

 

 

피아스코는 굉장히 심플한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 마스터 없이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상황을 만들고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게임입니다. 꽤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기에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게임이기도 하고 저도 그런 이야기를 듣고 피아스코를 선택했습니다.

 

룰은 이렇습니다.

 

1. 먼저 플레이할 피아스코 세트를 고르고 플레이어 캐릭터를 만듭니다.

2.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장면을 구성합니다.

3. 이제 플레이하면 됩니다.

 

피아스코는 등장 인물들과의 관계, 캐릭터의 욕망, 장소, 물건이라는 설정 요소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설정하면 플레이어는 대충 어떤 느낌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TRPG는 역할극 성향이 강력하기에 내성이 없으신 분들은 오글거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카페에서 플레이했습니다. 형님 누님분들을 만났고 진행을 했는데 제가 처음이다보니 많은 도움과 배려를 받았습니다. 처음 플레이하는 TRPG가 피아스코라서 막장 전개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일단 TRPG는 상황극입니다. 네, 연기를 해야 해요.

 

오늘 처음 본 분들과 함께 역할을 정하고 놀이를 하는게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카페 손님들도 신경 쓰이고 ㅋㅋㅋㅋ 그래도 하다 보니 몰입을 하게 되면서 어느정도 극복하기는 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전개를 막장으로 유도하면 초보인 제가 수습하는 알 수 없는 상황...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재미있었습니다. 신선하기도 했고 주사위를 굴리는 맛도 참 좋았습니다. TRPG가 끝나고 어드벤처타임을 소재로 한 러브레터라는 카드게임도 플레이했습니다.

 

 

달달한 이름과는 달리 눈치싸움과 추리력을 요구하는 심플한 게임이었습니다. 이후로는 저녁도 같이 먹고 집에 잘 들어갔습니다.

 


TRPG를 플레이하면서 RPG라는 게임의 근본이 무엇인지 조금 알게 되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role play game. RPG는 역할극입니다. 유저가 자신이 되고자 하는 캐릭터를 통해 게임 세상을 모험하고 즐기며 자신을 투영합니다. 그 속에서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또 다른 자신이 되어 다양한 목적을 위해 움직입니다.

 

제가 솔로 RPG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혼자 즐기는 RPG는 플레이어 한 명을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입니다. 제가 어떤 컨셉을 잡아도 게임 세상은 제 행동에 맞춰 움직여 주기 때문에 역할극이라는 특징이 잘 살아납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한계는 명확합니다. 제가 원하는 선택지가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멀티플레이 기반의 RPG는 현실처럼 플레이어 한 명을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가 컨셉을 잡고 플레이해도 사람들은 외면하거나 맞춰주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컨셉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저들이 나타난다면 TRPG를 하듯이 역할극의 한계가 사라집니다.

 

결론으로 TRPG를 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과 사람을 더할수록 몰입감은 높아지고 역할극은 더욱 강력해 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cympub.kr/fiasco_resources

 

피아스코 플레이세트와 자료들 – 도서출판 초여명

피아스코는 불리 펄핏 게임스의 제이슨 모닝스타가 디자인한, 마스터 없이 3~5명이 둘러 앉아 3~4시간에 끝낼 수 있는 단편 RPG 시스템입니다. 다양한 캐릭터, 다양한 이야기, 다양한 엔딩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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