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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Story/Game Play

마운트 앤 블레이드 워밴드 - 플레이 리뷰

by 늘상의 하루 2020. 11. 29.

말에 올라타 칼을 휘둘러라

제가 굉장히 오랫동안 한 게임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 그만큼 재미있게 했던 마운트 앤 블레이드입니다. 터키의 부부 개발자가 만들어 출시한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후속작인 워밴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1인칭 혹은 3인칭으로 전개되는 대규모 전투가 매력적인 특징으로 중세 전투를 담은 토탈워 미디블 시리즈나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잡은 크루세이더 킹즈와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마블은 개인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 하나를 이끌고 병사를 모아 세력을 형성하고 대규모 전투를 지휘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자신 또한 그러한 세력의 중심에서 말에 올라타 창을 들고 돌격할 수 있으며 어쩌면 혼자서 수십 명을 쓰러트리는 대단한 성과를 이룩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유럽의 모습을 본떠 만든 칼라디아의 세력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 것인지 하나의 왕국으로 대륙을 통일시킬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전투를 경험하며 레벨을 올리고 스텟을 찍으며 점진적으로 강해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규모 용병으로 시작하여 거대 규모의 용병대를 운영할 수도 있고 귀족의 가신으로 들어가 군대에 합류할 수도 있습니다. 명성을 쌓고 왕을 찾아가서 봉신이 될 수도 있으며 어쩌면 스스로 군대를 모아 땅을 공격해서 왕국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힘든 길이 될 수도 있겠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와 재미가 있는 길입니다.

 

4공 4방 완벽한 전투 시스템

마운트 앤 블레이드에는 여러 무기가 있습니다. 한손검, 양손검, 투척무기, 폴암, 활, 석궁, 단검과 방패 등 다양한 무기가 있지만 공격 방법은 모두 동일합니다.

 

화면의 중심을 기점으로 마우스를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상하좌우 공격이 가능합니다. 하단 공격의 경우 찌르기의 형태로 표현됩니다. 또한 같은 방법으로 공격의 방어가 가능하며 방패는 방향과 상관없이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길이가 긴 파이크나 찌르기만 가능한 폴암은 상단과 하단 공격만 할 수 있으며 활과 석궁의 경우에는 투사체를 쏘는 점 공격만 가능합니다. 길이가 짧은 무기는 빠른 공격 속도를 지니고 있지만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도끼나 재벌린 같은 투척 무기들은 던질 수도 있고 휘두르거나 찌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투 시스템은 단순하게 정해진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공격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더 변칙적이고 피지컬이 중요시되는 싸움으로 유저들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화려한 스킬이 없는 싸움에서 적과 나 사이의 간격과 타이밍이 중요시되며 가속도에 따라 데미지가 증감되고 적이 휘두르는 공격에 대한 방어와 적이 비어 있는 약점에 대한 공격은 검 액션에서 높은 현실성을 더해줍니다.

 

공격을 막아내면 무기가 튕겨나가며 짧은 순간동안 적이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그 틈새를 찌르고 공격을 먹일 수 있고 빠른 판단으로 들어오는 공격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공방 속에서 사람들은 특별한 기술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멀티방에서는 공격을 방어로 캔슬하고 빠르게 방향을 바꿔 치는 페이크, 양손검을 들고 단칼에 머리를 베어 죽이는 일섬이라는 기술이 있으며,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적을 잡는 기술로는 여러 명이서 한 명을 두들겨 패는 패싸움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알몸 양손검 변태는 그렇게 해도 못 이길떄가 있습니다.-

 

이러한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전투 시스템은 차후 나오는 중세 대전 게임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벌리, 포 아너, 몰드하우나 솔로 플레이 게임인 킹덤컴까지 모두 마운트 앤 블레이드의 전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신들만의 개성을 섞은 형태로 표현되지만 기본적인 베이스는 같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사람으로 전개되는 대규모 전투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크게 야전과 공성전으로 구분됩니다. 플레이어의 시점에서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려 대열을 갖추고 돌격과 후퇴, 이동과 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부대를 나누어 양면 전술을 펼칠 수도 있고 보병을 전방 배치하고 기병을 우회시켜 모루와 망치 전술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이크로 컨트롤에 가까워서 플레이어는 명령을 내리느라 엄청나게 바쁘겠지만 효과는 확실합니다.

 

궁수들의 사정권에 들어왔을 때 발사 명령을 내리고 아군을 우회시키고 여러 방법을 쓰며 전투를 플레이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모두 돌격하는 난전에 빠지게 됩니다. 이 상태에 돌입하면 전술 따위는 무의미해지고 보다 더 많은 적들을 쓰러트리는데 집중하게 됩니다. 이러한 점들이 전략적으로는 아쉬울 수는 있어도 현실적으로는 중세 전투를 가장 잘 표현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점에서 기병들의 파워가 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말이 지닌 충격력으로 적들을 쓰러트리고 카우치드 랜스로 단숨에 적들을 꿰뚫고 지나갑니다. 포위를 당하더라도 말로 적들을 밀어내고 이리저리 칼을 휘두르며 적들을 쓰러트립니다. 수십의 중기병을 이끌고 아군의 선봉에 서서 적진에 돌진하는 장면은 오직 마운트 앤 블레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여러 DLC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명령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한 DLC는 나폴레오닉 워즈라 말할 수 있습니다. 나폴레옹 시대의 르네상스 전투를 구현한 게임으로 전열 보병들의 일제사격과 라인배틀이 마운트 앤 블레이드 시스템에서 보다 더 화려하고 정교하게 구현되었습니다.

 

1열, 2열, 3열의 순차 사격과 기병 방진, 포사격 등이 플레이어의 명령에 맞춰 실행됩니다. 일제사격과 함께 올라가는 킬로그를 보면 게임의 재미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상호작용

전투는 완벽에 가깝지만 그 외의 요소들은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불완전하고 단순한 퀘스트, 단순한 NPC, 결혼 후에 나오는 아기 아이템... 비효율적인 연회 시스템 등 많은 부분에서 아쉬운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은 유저들이 만드는 대규모 모드에서 어느 정도 해소가 되기도 하고 후속작인 배너로드에서 보완이 되기는 합니다만 근본적인 NPC 상호작용은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수많은 영주들이 있어도 그저 모양만 다른 ABC일 뿐 각자의 특색이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동료들은 그저 외모와 성능에 따라 고용될 뿐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가끔 그들의 고향이나 사건 근처에 가면 말을 걸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보면 개발진 쪽에서는 무언가 만들고 싶었다는게 보입니다. 퀘스트 시스템도 있고 동료와 대화를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충성도도 있고 명예와 평판도 있습니다. 미완성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기에 이러한 점들이 아쉽습니다만 전투로 초점을 잡는다면 비교 대상이 없는 강력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차후 배너로드에서 아쉬운 점들이 개선되어 역시 리뷰를 남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