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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age Story/SF Story

비탄소 기반 생명체 이야기

by 늘상의 하루 2020. 10. 16.

초고도문명 배경의 SF 만화

SF에서 우주 항행 기술을 통해 이웃집으로 가는 방법이 나왔으니 이제 우주적인 이웃이 나올 차례입니다.

 

비탄소 기반 생명체는 탄소 기반 생명체(지구 생명체)와는 다른 생명을 말합니다.

 

학생 시절에 블레임이라는 독특한 만화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만화의 배경으로는 아주 먼 미래, 초고도 문명의 지구를 배경으로 삼고 있었고 아포칼립스 요소가 섞인 내용이었습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 전개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난해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결론만 이야기해서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 이 만화를 읽고 SF에 대한 새로운 지평이 열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핵폭발에도 끄떡없는 초구조체, 그런 초구조체를 관통하는 중력자 방사선 사출 장치(표지 주인공이 들고있는 권총) 인간이 멸망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된 대로 끊임없이 초구조체를 쌓아 나가는 건설자들, 진보하는 문명과 퇴보하는 인류 등...

 

지구가 무대인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밀려나고 있던 독특한 세계관이었습니다. 특히 규소생명이라는 흥미로운 존재들이 인상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제가 규소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블레임 때문입니다.

-나중에 설정 문서를 보고 규소 생명의 정체를 알았지만 만화를 안 본 이들을 위해 알리지 않겠습니다.-

 

외계 문명을 찾는 SETI PROJECT

 

로스웰 외계인 음모론 이후 보편적인 외계인을 떠올린다면 보통 인간과 비슷한 체형을 지니고 있으며 큰 머리, 검은 눈, 짧은 팔다리가 먼저 생각납니다.

 

다만 공식적으로 인류가 외계인과 접촉한 적은 없기 때문에 모든 외계인 디자인은 상상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존재조차 불분명한 이웃을 상상하고 그리고 만들었으며 수많은 이야깃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학계에서는 외계인을 찾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우주에서 외계 문명을 찾는 일은 'SETI 프로젝트'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예전에 외계인을 찾는 다큐멘터리에서 탐색 과정을 본 기억이 납니다.

 

상상과는 달리 굉장히 인상깊고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외계인을 찾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탐색합니다. 보통 지구와 비슷한 조건을 충족한 지역을 '골디락스 존'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행성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짓습니다.

 

다음으로는 지구로 오는 전파를 수신하고 분석합니다.

.

.

.

 

네, 이게 전부입니다.

 

우리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이러한 방법으로 외계인들을 찾아 나섭니다. 생명 거주 가능성이 높은 행성을 찾아도 그곳까지 갈 방법이 없고 연락할 방도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게 옳은 방법일까요?

 

생명 거주 행성을 이야기하는 다큐를 볼 때면 항상 떠오르는 생각이었습니다. 외계인을 인간의 기준으로 찾아낼 수 있는 존재일까? 우주는 너무나 넓고 그냥 넒은 장소인데 그들이 인간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분들 역시 그런 생각을 했던 모양인지 다른 관점에서 외계 생명체를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그것을 '우주생물학'이라고 하고 다른 관점의 외계 생명체를 '비탄소기반 생명'이라 말합니다.

- 우주생물학은 보다 더 전문적인 내용이라 공부한 다음보다 심층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Silicon life 상상도

 

앞서 이야기하기 전에 하나는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우주생물학은 근본적으로 외계 문명을 찾는 것이 아닌 외계 생명을 찾는 일입니다. 프로토스가 아닌 박테리아 같은 것들을 집중적으로 찾는 것이 목적입니다.

- 프로토스를 찾으면 더 좋지만 현실적으로 후자가 더 높은 가능성을 지녔습니다. -

 

비탄소기반 생명체는 말 그대로 탄소 기반의 생명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이루어진 생명체입니다. 지구의 생명체들은 모두 탄소를 기반해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서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지닌 행성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것들을 보면 지구는 종교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축복받은 장소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면 우선 탄소 기반 생명이 왜 존재하는지 탄소에 대해 알아봅시다.

 

탄소 Carbon 최외곽 전자껍질의 개수는 4 개다.

 

우리는 탄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화합물을 탄소화합물이라 하며 또 다른 이름으로는 유기화합물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탄소 기반이 아닌 것들은 무기화합물이라 말합니다.

 

유기화합물은 학교 수업시간에 익숙하게 들어보셨을 법한 이름입니다. 생명체 그 자체를 말하거나 생명체가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들을 우리는 유기화합물이라 부르며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탄소는 어떻게 그러한 자리에 올 수 있었을까요?

 

우선 이러한 생각을 하기에 앞서 고찰해야 하는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은 지구가 생명체가 살기 좋아서가 아닙니다.

 

이 말은 뭔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지구에는 엄청나게 많은 생명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살기 좋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의 환경은 수많은 멸종과 적응의 과정을 거쳐 시시각각 변화해 왔습니다.

 

생명체에게 산소는 독입니다. 금속을 산화시키며 노화를 일으킵니다. 지금의 환경은 '혐기성 미생물'이 주류를 이루던 아주 먼 옛날 생명체에게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구가 살기 좋아서가 아니라 생명체가 지구의 환경에 적응한 것으로 관점을 바꿔 봅시다.

 

그렇다면 이제 우주 생명체에 대해서 인간 중심적인 관점을 탈피할 수 있습니다. 원소가 생명으로 거듭나기에는 아래와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기반을 이루는 원소의 '수가 많아야' 합니다.

2. '안정적'인 결합이 가능해야 합니다.

3. '복잡한 결합'이 가능해야 합니다.

4. 복잡한 결합을 위해 '높은 에너지'와 녹아들고 섞일 수 있는 '용매'가 필요합니다.

 

네, 탄소와 지구는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충족합니다.

 

탄소는 수소, 헬륨, 산소에 이어 4번째로 가장 그 수가 많습니다. (수소, 헬륨, 산소 역시 지구에 없어선 안될 물질입니다.)

탄소는 매우 안정적인 결합이 가능한 원소입니다.

탄소는 4개의 전자껍질로 복잡하고 다양한 결합이 가능합니다.

지구는 태양과의 적절한 거리를 지녔고 지구핵은 충분한 에너지를, 그리고 이라는 압도적인 용매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의 조건들 중 하나만 과락해도 생명체를 구성하는데 있어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알고 있는 행성들이 해당 기준에 맞는지 한번 대입해서 확인해 봐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화성에 조건을 한번 대입해 봅시다.

 

그러면 이제 비탄소기반 생명체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우주에서 항상 지구와 같은 조건을 갖춘 장소를 찾는 건 꽤 어려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비탄소기반 생명이며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이 규소 기반 생명체입니다.

 

앞서 블레임을 이야기한 것도 그곳에 나오는 규소 생명 때문이었죠. (히히)

 

위에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한 네 가지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규소 기반 생명이 탄소의 대안으로 떠오른 이유는 심플합니다. 조건에 어느 정도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규소 Silicon 탄소와 같이 최외곽 전자껍질의 수는 4개다.

 

1. 규소는 우주에서 8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입니다.

2. 그러면서 탄소와 같이 4개의 전자껍질로 안정적이고 복잡한 결합이 가능합니다.

- 다만 탄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

 

앞서 세 조건을 규소는 충족했습니다. 그럼 남은 조건은 에너지와 용매입니다.

 

보통 에너지가 높은 행성은 매우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뜨거운 행성은 정상적인 용매가 존재하기 어려운 수백도의 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규소가 탄소와 다른 강점이 존재합니다.

 

규소 화합물은 탄소 화합물보다 보다 높은 열을 견딜 수 있습니다.

- 여기서 에너지가 높은 행성은 핵이 살아있는 지질 운동을 말합니다. -

 

그러면 다시 돌아가서 용매가 존재하고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장소를 한번 고민해 봅시다. 철과 구리가 녹아내릴 정도로 너무 뜨거우면 불가능하니 조금 융통성을 가지고 찾아보도록 합시다.

 

심해의 열수분출공

 

심해의 '열수분출공'은 마치 도시처럼 수많은 생명체들이 모여 사는 군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방은 매우 뜨거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수많은 화합물이 만들어지는 공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너지도 충분하고 용매도 넘칠만큼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수분출공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유력한 행성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입니다.

 

유로파는 생명체 탄생에 있어 모든 조건을 충족했기에 현재 태양계 안에서 가장 유력한 생명체 존재 여부를 가진 장소입니다.

 

표면의 두터운 얼음층 때문에 직접적인 관측은 불가능하지만 그 내부를 파고 들어가면 깊은 바다가 있을 것이라 유추하고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파의 생명이 규소 생명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규소 기반 생명은 탄소보다 만들어지기 훨씬 어렵습니다. 탄소보다 크고 무겁기도 하고 결합의 개수는 같지만 그 강도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레인과 메탄은 비슷하지만 실레인이 메탄보다 두배 무겁고 끓는점도 높다.

 

우선 규소는 결합하는데 있어 탄소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은 역동적이고 복잡한 구성이 불리하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보니 안정적인 규소 화합물은 자연 환경에서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 탄소는 그보다 더 적은 에너지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규소보다 7배 더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관점을 달리 볼 수 있습니다. 규소 기반 생명이 그저 탄소 기반 생명보다 에너지의 가성비로 덜 선호될 뿐이라면 탄소 생명이 불리한 환경에서는 규소 기반 생명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재미있는 점은 지구 지각에서 규소는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이며 탄소보다 수백 배 많은 양을 지니고 있습니다. -

 

우주에 그러한 장소가 얼마나 많을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존의 방법보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외계 생명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SF 항목이지만 뭔가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 같네요. 물론 이러한 방법들과 가정이 옳을 수는 없습니다.

 

 

스텔라리스 게임에 등장하는 바위 종족들입니다.

-이 친구들은 광물을 먹는데 어떻게 먹는지는 모릅니다.-

 

이런 예외적인 친구들이 아니라면 지금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방법으로 생명체를 찾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서도 우주를 인간 중심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관점이 제일 중요합니다.

 

외계 문명에 대해서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페르미의 역설'부터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도 있고 인류가 '최초의 문명'이라는 이야기도 존재합니다. 아쉽게도 이것들을 확인할 방법이 현재로서는 전무하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외계인이 있다면 인간이 먼저 발견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정리

 

1. 규소는 탄소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다.

2. 그러나 결합 과정에서 보다 더 많이 에너지가 소비된다.

3. 에너지의 가성비로 덜 선호될 뿐이라면 탄소 생명이 불리한 환경에서는 규소 생명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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