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학년 졸업작품으로 개발했던 게임입니다.
완성도를 보면 게임보다는 '프로토타입'이라 부르는 것이 어찌 보면 더 정확합니다.
- 삽질하는 시간들을 제외하면 3개월쯤 될까요.-
아무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같은 글도 다시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다고 하죠.
나중에 이걸 다시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싶어서 씁니다.
-배울 점을 찾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블로그 글이다 보니 이쁘고 잘생긴 팀원들 동의를 받았고 최대한 익명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GIF 이미지는 클릭하면 멀쩡한 상태로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카툰풍 그래픽이 특징이었던 게임입니다.
영상을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무튼 설명은 이렇게 진행할 계획입니다.
-설명을 하다 보면 제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됩니다.-
- 게임 소개
- 개발 과정
- 학생의 개발팁
게임 소개
- 클라우디아(PC) -
- Unity 엔진.
- 2D 플랫포머 횡스크롤 어드밴처.
- 스토리 -
- 주인공 주디와 구름 클라우디가 마법 세계에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 Stage.01 마법 폭풍으로 인해 강둑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 룰 -
- 플레이어는 캐릭터와 구름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
- 구름은 발판을 만들거나 번개를 쏘거나 비를 내릴 수 있다.
- 클리어 조건 -
- 스테이지 열쇠 획득시 클리어.
- 이력 -
- GIGDC 대상 수상
- 넥슨 GT 우수작 수상
- BIC 전시작
- G-Star 전시작
- DDP 독립 게임 전시작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졸업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3학년 학생들이 팀을 꾸립니다. 기본적으로 기획, 아트, 플머 3파트로 구성됩니다.
이후 팀은 자신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교수진은 각 팀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가지고 컨펌을 해 줍니다.
1학기가 끝나면 외부 인사들을 초청하여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집니다.
최종적으로 '지스타'에 작품을 전시하며 전시를 못하면 졸업 인정이 안 되는 패널티가 있습니다.
최대한 학생들이 진행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흘러가지만 쉽지 않습니다.
교수님들 컨펌을 받고 나면 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밀당이 앞뒤에서 벌어지니 정말 혼란합니다.
학생들과 교수님 사이에서 밀당이 벌어지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밀당이 벌어지고.
심각해지면 팀이 해체되기도 하고 또 합쳐지기도 하는데
사회에서 겪을 일들을 간접 체험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졸업생도 있습니다.
클라우디아도 같은 환경에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결과물은 [팀 결성-개발-완성] 순으로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팀원들의 고생, 앞서 말한 수많은 씨름이 있기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스톰' 팀은 초창기 팀이 결성될 당시 팀 내 역할군이 원화 파트밖에 없었습니다.
이건 긍정적으로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때 팀을 못 구해도 괜찮습니다. 대부분 팀들이 방학 동안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리소스와 컨셉은 아웃풋이 나오는데 구현은 안 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이는 1차 붕괴 위기를 겪고 학기 초에 다른 팀과 합병되어 어느 정도 문제는 해결됩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팀의 분기점이 갈라진 것 같습니다.
팀 내부가 정리가 된 다음 나온 게임의 아웃풋입니다.
한눈에 봐도 최종 아웃풋의 분위기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 팀은 리소스를 만들 아트 팀이 모두 원화를 베이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보통 이러한 팀 구성은 좋은 조합이 아닙니다.
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상황을 타파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3D는 불가능하고 2D를 진행하되 스파인 작업에 익숙하지 않으니 '손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가자.
그러면 어떻게 그릴까?
모두에게 쉽게 다가가고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로 하자. 그렇게 '미국 카툰 스타일'의 그래픽이 책정되었습니다.
게임 플레이는 주디와 구름 두 캐릭터를 조종하는 2인 Co-op 게임으로 정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당시 클라우디아의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메인 시스템 Ok.
그래픽 화풍 Ok.
이 순간, 팀의 단점이 장점으로 뒤바뀌었습니다.
이제 개발만 하면 됩니다.
개발 과정
졸업 작품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삽질을 하며 이거 만들었다가 저거 만들었다가 하면 어느 순간 마감이 코앞에 있기도 하고
막상 플레이를 해 보면 우리 게임 노잼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개발의 모든 것들이 잘못된 것처럼 보입니다.-
많은 팀들이 결과를 보기 전에 그러한 고민 속에서 게임을 갈아엎거나
작업에 회의감을 느끼고 자포자기하곤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며 이 당시 가장 잘했던 점을 꼽자면
만들기로 한 부분을 끝까지 만들었다는 것. 이거 정말 잘한 일 같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중요하니까 강조.-
스테이지는 [플랫포머-퍼즐-플랫포머] 구성으로 기획되었습니다.
마지막에는 게임을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종스크롤 타입의 보스를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1학기 개발이 마감되었고 아쉽고 부족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팀은 현실과 타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학기 마지막에는 작업실에 외부 인사들을 초청하여 최종 빌드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그곳에서 여러 피드백을 해 주시고 좋은 조언들을 남겨 주십니다.
-이때가 끝이 아닙니다. 지스타가 남아 있습니다.-
'스톰' 팀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외부에서 온 분들이 작업실을 돌며 플레이를 했는데 좋은 평가를 많이 남겨 주셨습니다.
-플레이를 뒤에서 보다 보면 고쳐야 할 점들도 엄청나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렇게 성황리에 1학기를 마감하며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보통 여기서 졸업 작품의 운명이 결정됩니다.
이 당시에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고 팀에서 인원이 빠지면
현실적으로 개발이 어려운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스톰 팀은 지스타를 위해 방학 동안 자잘한 버그와 신경 쓰이는 부분들을 수정하고
취업을 목적으로 한 포폴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런 줄 알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상 받았다고 연락이 옵니다.
상만 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금도 같이 줬습니다.
생각도 못한 일이라 팀원 전부가 당황했습니다.
??? : ... ㅎㅎ 좋네여.
??? : ... 그러게 ㅎㅎ.
좋게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소식이 찾아왔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연락이 왔습니다.
회의를 하면서도 이게 진짜인가 싶었는데 진짜였어요.
이때 팀 전체가 진하게 작업 뽕 한방 맞은 것 같습니다.
반응 좋다고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보니 욕심도 좀 생긴 것 같습니다.
얌마 이거 좀만 더 고생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고...
펀딩도 하고...
겜 출시도 하자!
근데 그것보다도 일단 완성도부터 더 올리자는 의견이 주류였습니다.
전시 당시 민망한 일도 있어서 좀... 더 그랬습니다. ㅎ
암튼 방학이 끝나자마자 BIC도 다녀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재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수상 소식을 좀 늦게 듣기도 해서 방학 동안 크게 진척된 내용은 없었습니다.
-아쉬운 건 방학 때 작업 더 할걸 이런 것들 같습니다 ㅋㅋ-
당시 기획을 담당했던 입장으로서 저는 게임이 아트 역량으로 성공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메인 시스템을 수정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참 아쉬웠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팀원 모두가 마지막까지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포트폴리오'와 '취업'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음에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헌신한다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이 분명 아니었습니다.
또 즐겁기도 했습니다. 좋은 분들과 좋은 개발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수상 버프 때문인지 1학기 때 보다 더 열심히 만든 것 같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지스타 이후에는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했던 것들을 바꾸려 시도했지만 아쉽게도 여기서 종료.
이후 각자도생 하는 것으로 팀은 잘 해산되었고 졸업 작품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졸업 작품을 진행한 3학년 동안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잊기 어려운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
학생의 개발 팁
개발 팁이라고 했지만 그리 대단한 것들은 아닙니다.
그냥 학교 다니면서 배우고 적용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
적용하니 좋았다 싶은 것들을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1. 리소스는 아틀라스로 작업하라.
디테일한 내용은 다른 글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왜 하는지만 요약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1. 리소스 용량 절약.
2. 관리가 쉽다.
2. 기본 사이즈를 크게 잡을 필요 없다.
Pixel per unit이 있습니다. 한 칸에 들어가는 픽셀의 수를 말합니다.
엔진에서 해당 수치를 잘 조절하면 사이즈가 커져도 이미지가 깨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미지가 깨지는 것을 걱정하고 사이즈를 크게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표현할 수 있는 한계까지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잡힌 캐릭터의 크기를 기준으로 사이즈를 잡으면 차후 작업 방식이 용이해집니다.
롤의 '티모미터' 개념이 이와 같습니다.
3. 파일 관리 방식은 모두 통일시키자
파일명을 가끔 ㅁㄻㄴㅇ fdsfsdf wrr232 이런 방식으로 작성할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도 캡처본을 저장하거나 할 때면 귀찮을 때 이렇게 합니다. ㅋㅋ
혼자 쓰는 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팀 업무로 넘어가면 달라집니다.
그냥 처음부터 통일된 양식을 만들어서 관리하면 훨씬 좋습니다.
Char_Judy_Run 이런 예시를 들 수 있습니다.
4. 파일 공유는 어떻게?
많은 툴을 써 봤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트렐로, 카페, 유니티 콜라보, 깃(허브, 소스 트리, 크라켄), svn 등등
그런데 학생 입장에서는 결국 구글 드라이브와 카페로 통일됩니다.
프로젝트 파일 공유를 할 때 깃을 쓰면 좋긴 합니다.
-참고로 저희는 유니티 콜라보를 결제해서 지스타까지 사용했습니다.-
결론만 이야기해서 적응하는 것도 시간이고 다 일입니다.
불필요한 툴은 과감히 빼고 익숙한 툴을 쓰는 것이 좋긴 합니다.
카페나 구글 드라이브 같은 것들이요.
제 졸업작품은 이렇습니다.
개인적 견해로 작성된 글이라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작성했다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네요.
-어쩔 수가 없어요...-
글을 쓰면서도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정리를 하면서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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