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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 Story/Game Designer

원신 - 튜토리얼 레벨디자인 분석 - 1부

by 늘상의 하루 2021. 9. 4.

개인적으로 잘 만든 레벨 디자인은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유저를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저의 행동이 스스로가 결정한 합리적인 선택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죠.

 

튜토리얼은 유저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컨텐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중을 낮게 책정하여 제작 순위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을 쓴다고 해도 좋은 튜토리얼을 만들기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학교를 통해 상호작용 없는 주입식 교육이 얼마나 지루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텍스트가 범람하는 튜토리얼, 강제적으로 진행되며 버튼을 강조하는 튜토리얼을 좋아하는 유저는 많지 않을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원신의 튜토리얼은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원신은 유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 속에서 학습이 아닌 놀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했고 유저 스스로가 합리적으로 행동한 것처럼 느끼는 여러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유저에게 가해지는 정보와 스트레스의 완급을 훌륭히 조절하였고 살펴볼 점이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신 튜토리얼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1. 정보 관제
2. 암시적 학습과 복습

 

이 글에서는 원신 튜토리얼의 레벨 디자인을 분석할 계획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순간부터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누적됩니다.

스트레스는 나쁜가?

게임을 시작한 순간부터 유저는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어떤 유저들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기 위해 발버둥 치기도 합니다. 스스로 난이도를 높이고 극한의 상황에 밀어 넣습니다.

 

근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스트레스를 받는 걸 좋아하다니?

 

스트레스는 게임에서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는 단어 자체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게임에서 작용하는 두 종류의 스트레스를 간단히 정의해 보겠습니다.

유저가 선호하고 즐기는 스트레스를 우리는 긴장감이라고 부릅니다.
유저가 불쾌하고 기피하는 스트레스를 우리는 지루함이라고 부릅니다.

 

여키스 도슨 스트레스 곡선이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피험자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면서 과제를 부여한 실험인데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낮으면 과제를 진행하며 지루함을 느끼고 적당한 스트레스가 부여되면 퍼포먼스가 향상되어 과제에 몰입하는 경험을 느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임계를 넘어서면 극심한 피로를 느낍니다. 여키스 도슨 스트레스 곡선 모델은 게임 플레이에 대입해도 적절할 정도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게임에 대입해 본다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게임 기획자는 스트레스를 구성하되 긴장감을 유도해야 하고 지루함을 지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과도하거나 너무 밋밋하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텐션 조절이 필요합니다. 이 일은 근본적으로 유저가 목표로 하는 일에 대한 장애물과 성취에 달려 있습니다.

 

장애물을 던져 스트레스를 부여하고 해결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도전과제나 퀘스트가 될 수도 있고 레벨업이나 싸움에서의 승리, 아이템 획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점점 윤곽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막상 처음 게임을 시작한 유저는 뭘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릅니다. 때문에 개발자는 튜토리얼이라는 과정을 만들어 놀이 방법과 방향성을 유저에게 제시해 줍니다.

 

여기에서 첫 번째 문제가 발생합니다.

 

놀이 방법은 게임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단순한 규칙으로 플레이 방법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게임이 있고, 공부를 해야 플레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게임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걸 진입장벽이라 부르곤 합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일수록 스트레스를 극복한 유저의 성취는 높게 책정됩니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면 더 높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삶의 흐름이 게임에도 유사하게 적용되어 있습니다.

-롤에서 고난과 역경을 넘어 승리를 못하면 암에 걸린다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닙니다. 스트레스 해소가 안 돼서 그렇습니다.-

간단히 배그의 치킨 먹는 과정을 그래프로 그리면 이렇습니다.

게임이 어려울수록 클리어했을 때 더 재미있습니다.

 

배그에서 치킨을 먹든 고양이 마리오를 하든 해내기 직전에 가해지는 오싹한 스트레스와 해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많은 유저들이 이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플레이가 누적될수록 스트레스도 함께 누적되고 해소되지 않은 잔여 스트레스가 임계치를 넘어가면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보통 이 순간을 질렸다. 혹은 빡종이라고 합니다. -

 

그렇기에 튜토리얼이 중요합니다.

 

튜토리얼은 성취감은 유지시키면서 진입장벽을 낮춰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허나 앞서 이야기했듯 정보는 스트레스고 주입식 교육은 진절머리나며 튜토리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보통 튜토리얼을 건너뛰고 곧장 게임에 투입해서 날뛰고 싶은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벼락치기식 튜토리얼 정보 전달

노련한 개발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자신들의 방법으로 극복했지만 많은 게임들은 그냥 튜토리얼 시간을 벼락치기하듯이 단축시켜 버렸습니다.

 

위 그래프처럼 스트레스가 단계적으로 감소하면 다행이지만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느끼는 경험은 더욱 복잡합니다.

 

이렇게 진행된 진행된 튜토리얼은 우리는 알려줄 것들은 다 알려줬다 같은 의무적인 느낌만 남고 유저 또한 내용에 집중하지 않은 채 스킵 버튼만 연타하는 결과를 만들곤 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굉장히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원신의 튜토리얼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게 아닌가 싶은 생각입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원신의 튜토리얼은 유저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게 내버려두는 동시에 학습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1. 정보 관제

원신 튜토리얼의 가장 큰 특징은 정보 관제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들을 개방하지 않고,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단계적으로 유저가 접근할 수 있는 기능들을 해금합니다. 이들이 정보를 관제한 의도는 이렇게 추측됩니다.

 

자연스럽게 선택지를 주되 변수를 제한하여 의도하는 방향으로 유인하기 위함입니다.

 

원신은 튜토리얼이 결코 짧지 않습니다. 해변에서 출발하여 몬드성을 거치고 첫 비경을 클리어할 때까지 1장 전체를 튜토리얼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이는 지루한 여정이 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원신은 튜토리얼을 최대한 튜토리얼 같지 않게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유저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순간을 Peak, 그 외의 시간을 Break 라고 해 봅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간단한 조작키와 점프 방법만 알려줍니다. 맵도 볼 수 없고 스킬도 쓸 수 없습니다. 메뉴를 눌러보면 대부분의 UI들은 잠겨서 반응조차 하지 않습니다.

-지시사항을 이행할 때까지 컨트롤 할 수 없는 주도권 통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것들은 가능합니다. 유저는 튜토리얼 텍스트를 무시하고 움직여서 꽃게를 채집할 수도 있고 물속에 들어가거나 바위를 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유저가 길을 이탈하면 게임이 진행될 수 없기에 통제는 필요합니다.

 

원신은 세련된 방식으로 길을 제한했습니다.

 

해안가 주변을 둘러보면 절벽과 바다가 보입니다. 클라이밍을 하거나 헤엄을 치면 기력이 소모되는데 모든 기력이 소진되면 유저는 떨어지거나 출발했던 지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쉽게 투명한 벽을 치고 접근 자체를 막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원신은 자신들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유저에게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를 부여함과 동시에 절벽과 바다에 대한 암시적인 학습을 유도했습니다.

-젤다에서 그저 배껴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들의 게임에 녹여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은 단계적으로 정보를 관제하면서 유저가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안합니다.

 

그런 방식은 필연적으로 튜토리얼의 비중을 늘리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벼락치기가 아닌 장기적인 학습 방안을 마련했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했습니다.

 

이제 유저는 무작정 필드에서 캐릭터를 움직여 봅니다. 자연스럽게 공격 버튼을 눌러서 공격도 해 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게임 조작을 숙지합니다.

 

유저 스스로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과정 속에서 불필요한 스트레스 없이 다음 학습 과정으로 넘어가는 순간 관제된 정보가 풀리며 튜토리얼이 이어서 진행됩니다.

2. 암시적 학습과 복습

원신 튜토리얼의 두 번째 특징은 암시적 학습과 복습입니다. 원신의 튜토리얼은 유저가 스스로의 선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핵심은 튜토리얼의 과정이 모두 일종의 제안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당신은 지금 우리가 제안하는 튜토리얼을 진행할 수 있지만 당연히 다른 것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앞선 정보 관제가 필연적으로 따라옵니다.

 

자연스럽게 선택지를 제한하여 강요하지 않으면서 유저는 부담 없이 이것 저것을 해보고 최종적으로 튜토리얼을 자신의 선택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강제한다는 느낌을 덜어주기 위해 서브컬처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마스코트를 만들고 유저를 따라다니며 필요에 따라 이쪽으로 가자는 둥, 저게 뭐냐는 둥, 어그로를 끌어주는건 덤입니다.

 

심지어 유저가 길을 이탈하면 딱딱한 텍스트와 강제 소환이 아닌 귀여운 목소리로 돌아오라고 재촉합니다. 페이몬의 말을 듣고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몬드성까지 가는 긴 튜토리얼이 시작됩니다.

-튜토리얼에서 중요한 친절 역시 탑재되어 있습니다. 고의가 아닌 실수로 길을 이탈하는 유저들을 위한 귀환 선택지도 존재합니다.-

 

유저가 알아야 하는 많은 것들을 페이몬이 귀여운 목소리로 대신 알려줍니다.

상호작용 대상을 클로즈업하여 포커싱을 맞추는 기본적인 장치들부터 중간, 중간 존재하는 휴식 포인트에서 컷 신을 통해 다음 목적지를 은연중에 드러냅니다.

 

해변 슬라임 전투는 조작의 복습과 전투의 선행 학습에 가깝습니다. 대다수의 유저는 게임이 시작하기 무섭게 이동을 숙지하면서 공격 버튼을 난타하여 전투의 기본을 스스로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비석과의 상호작용으로 관제된 정보가 해금되면 유저는 지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고 활성화시킨 비석의 위치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도록 페이몬을 통해 정보를 주입받습니다.

체크포인트를 찍으면 이제 다음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길목에는 채집 요소가 넘쳐나기 때문에 유저는 자연스럽게 재료 아이템들을 수집합니다.

 

스킬과 상호작용 가능한 몹들이 등장하며 해당 지역으로 가는 길목에서 암시적으로 수영을 학습하거나 복습합니다. 스킬은 원신에서 중요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전과는 달리 직접적으로 스킬 사용을 제안합니다.

 

핵심적인 시스템은 암시적인 제안이 아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페이몬과 이야기를 나누며 보는 전경부터 심플하면서 인상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유저들은 시선을 끄는 오브젝트에 집중합니다. 특히 어드벤처를 즐기거나 이러한 요소를 지나칠 수 없는 유저는 시각적인 레벨 디자인 요소에 매력을 느끼며 시간을 쓰더라도 그곳에 가기 마련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몬드, 몬드로 향하는 오솔길, 그 길목에서 시선을 끄는 오브젝트...

모닥불을 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새로운 몬스터들과 봉인된 상자...

 

유저를 유인하는 장치에 도착하면 새로운 몬스터를 대상으로 전투를 학습하게 됩니다. 적들의 주변에는 스킬과 상호작용하여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기믹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단순히 배경을 채우기 위해 배치된 것이 아닌 튜토리얼의 과정이면서 유저가 능동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암시적인 장치입니다.

 

하지만 1차적인 장치로 유저 유인하기는 원신이 아니더라도 많은 게임에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원신은 여기서 한번 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능동적으로 모험에 도전하여 승리한 유저들을 위해 심화 학습처럼 2차적인 장치를 심어두었습니다.

적들을 모두 처치하고 절벽에서 내려가기 전 아래를 보면 갈림길이 나 있습니다. 여기서 살짝만 카메라를 왼쪽으로 돌리면 방금 전투를 치른 캠프보다 더 큰 부락이 유저를 유혹하기 시작합니다.

 

[캠프 전투 -> 상자 보상] 이라는 내용을 학습한 유저는 개발자들의 암시적인 제안에 이끌려 이동합니다.

 

설사 1차 장치에 걸리지 않고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하더라도 슬라임을 만나는 갈림길에서 유저는 2차 장치를 한번 더 발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갈림길은 좀 더 노골적인 레벨디자인 기법을 사용했습니다. 슬라임으로 길을 막고 바닥에 깔린 물이 무의식적인 불편함을 유발시킵니다. 개발자들은 유저가 부락으로 향하는 왼쪽 길로 빠질 수 있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길과 편안하지 않은 길, 숨겨진 길 연출법은 레벨디자인에서 자주 사용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부락으로 가는 길은 지도에 표시되지 않습니다.

 

어느 유저들에게는 일종의 개발 실수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도에 없는 길은 전통적으로 어드밴쳐 유저들에게 매력적인 장치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훌륭한 점은 이러한 장치들을 거치지 않는다고 해도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원신은 암시적 학습을 위한 수많은 장치를 사용하여 유저가 의식하지 못하게 은근히 제안하고 이후 장치를 거치지 않은 유저들을 위해 적극적인 복습 과정을 밟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스왑 캐릭터 엠버를 만나고 전투를 복습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원거리 전투 캐릭터(엠버)를 함께 활용하는 전투 튜토리얼이 진행됩니다. 물론 여행자 캐릭터 하나만 사용하여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지만 타워 위에 배치된 저격수 몬스터로 인하여 유저는 자연스럽게 엠버를 활용합니다.

 

유저는 불 속성의 엠버와 바람 속성의 여행자를 섞어가며 시너지를 만드는 전투를 터득하게 됩니다. 물론 엠버를 만나기 훨씬 전부터 슬라임, 캠프, 부락을 통해 불꽃과 바람의 시너지를 암시적으로 경험한 유저도 있을 겁니다.

 

암시적 학습이 선행된 유저는 엠버의 불 속성을 보자마자 불과 바람의 시너지, 전투의 이점을 떠올렸을 것이고 직접 응용을 도전하는 능동적인 학습 상태가 됩니다.

몬드 성 앞까지 오면 페이몬이 좋은 냄새가 난다고 유저에게 어필을 하기 시작합니다. 퀘스트는 새로 갱신되지 않지만 유저는 페이몬의 어필에 주변을 살피다 요리를 하는 NPC 를 발견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페이몬의 어필에 끌린 유저들은 새로운 튜토리얼에 관심을 보이고 진행하길 자처한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보면 귀여운 캐릭터가 귀여운 목소리로 사용자에게 부탁하는데 혹하지 않을리가 없네요.-

 

게임 플레이 경험이 많은 유저들은 일종의 보상을 기대하고 움직이기도 하고, 단순 호기심 등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퀘스트로 강제하기보다는 세련된 접근법인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 시나리오 연출을 통한 완급 조절

원신 튜토리얼의 추가적인 특징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긴장과 이완입니다.

 

이 방법은 튜토리얼뿐만이 아닌 메인 스토리 전반에 걸쳐 활용됩니다. 제작 공수가 많이 들면서 퀄리티가 중요하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한 특징들 중에서 가장 개발 난이도 높은 작업입니다.

-유저 입장에서는 대환영 오예-

 

몬드로 가는 여정 속에서 유저는 풍마룡과 함께 수집 캐릭터 중 하나인 벤티를 처음 목격하게 됩니다. 

 

그것도 단순히 캐릭터가 등장해 말을 거는 것이 아닌 애니메이션 수준의 깔끔한 연출력을 지닌 컷신으로 유저에게 접근했으며 벤티가 떠난 다음에는 쉴틈없이 첫 번째 캐릭터 엠버를 만나게 됩니다.

- 본문과는 관계없는 내용이지만 원신은 서브컬처 수집형 게임을 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신캐를 출시하고 뽑는 것이 아닌, 캐릭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인게임에서 히스토리를 쌓아 나가며 유저에게 접근합니다.-

 

스토리텔링 기법에서는 긴장과 이완이라는 법칙이 있습니다.

 

계속되는 긴장은 경험자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지루함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며 이야기의 전개는 롤러코스터의 방식을 따라가야 한다는 일종의 법칙입니다.

 

진지한 내용, 전투가 계속되면 유저는 어느 순간부터 반복되는 자극에 지루함을 느끼게 됩니다. 혹은 여키스 도슨에 따라 불편, 피로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원신은 스토리텔링 장치를 통해 유머를 섞어 넣고 잔뜩 쌓인 긴장을 재미있고 귀엽게 풀어줍니다.

 

단순히 지나칠 수 있는 대화들에 선택지를 넣음으로써 유저가 게임에 몰입하게 만드는 가벼운 장치부터 시종일관 진지하지 않은 장난기 있는 선택지와 역동적으로 반응하는 캐릭터들이 일종의 환기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튜토리얼뿐만이 아닌 원신의 메인 스토리를 따라 쭉 이어지기 때문에 유명한 페이몬 비상식량 선택지를 경험한 유저들은 이후 진행되는 대화 내용에 더욱 몰입하게 됩니다.

-스킵 한 유저들은 왜 비상식량 드립이 나왔는지 궁금할 것이고 서브컬처 유저들은 캐릭터성이 구축되는 과정을 즐기며 더욱 몰입할 겁니다.-

 

이 외에도 유저가 무의식적으로 넘기는 상호작용 또한 이야기로 만들어, 유저가 진짜 세계에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은 개발자들의 노력을 맵 곳곳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몬드성 부터 2부에서 작성하겠습니다.